벌써 200회… 출발 드림팀 ‘시즌2’ 성공리에 부활시킨 장수 MC 이창명

입력 2013-08-22 18:35


일요일 아침 “출발 드림∼팀!”을 외치며 시청자들을 깨우는 목소리. 화면엔 주로 아이돌 가수, 유명 체육인, 그리고 운동 꽤나 한다는 배우들이 장애물을 넘고 뛰고 점프하는 모습이 잡히지만 누가 뭐래도 그가 이 프로그램의 아이콘이다. 다음 달 8일로 200회를 맞는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출발 드림팀 시즌2’의 MC 이창명(44)을 지난 19일 서울 창전동에서 만났다.

1999년 KBS 예능 ‘슈퍼 TV 일요일은 즐거워’의 코너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2003년 종영됐다가 2009년 시즌2로 새롭게 돌아왔다. 그간 담당 PD와 작가가 수십 번 바뀌었지만 줄곧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그는 MC 마이크를 다시 잡았을 땐 ‘이 자리에서 죽어도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물론 ‘본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말이 있듯, 드림팀을 부활시킬 땐 그에게도 우려와 걱정이 많았다.

“이미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았던 프로그램이었고 우리나라에선 특히 2탄이 무조건 인기가 떨어지는 분위기가 있었죠. 일요일 아침은 죽음의 시간이라고 불려 조마조마했는데 200회를 진행하게 되니 놀랍고 감사할 따름이에요.”

일요일 저녁 황금시간대에서 오전으로 방송 시간이 옮겨지면서 프로그램 성격도 바뀌었다. 그는 “시즌1 때 비인기 스포츠를 대중에게 알리려 했다면 시즌2에선 가족과 함께 즐기는 프로그램을 목표로 했다”며 “아이가 아빠를 향해 목을 쉬도록 응원하는 모습, 탈락해도 위로하는 모습들이 부각되면서 가족들이 함께 보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것 같다”고 했다.

그가 오랫동안 한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출연자를 돋보이게 하고 내 멘트로는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이 비결”이라며 “오래 하다보니 출연자 중 누가 완주할 것 같은지, 어떤 단계에서 떨어질 것 같은지 짐작도 가능해졌다”고 웃었다. 또 “세트를 보면 어떤 단계에서 많이 떨어질 것 같은지, 어떤 단계에서 속도를 내야 하는지도 안다”며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게 전략과 전술이라는 것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드림팀이 오랫동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최근에는 ‘스포테인먼트(Sportainment)’ 예능 프로그램이 속속 생기는 추세다. KBS의 ‘우리 동네 예체능’, MBC의 ‘스타 다이빙 쇼 스플래시’ 등이 그 예. 그는 “드림팀만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자신 있다”며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종목에도 계속 도전할 예정”이라고 했다. 체육 프로그램답게 게임 룰을 잘 지키고 정정당당하게 촬영해야 롱런(long run)할 수 있다는 조언도 남겼다.

프로그램을 거쳐 간 수많은 출연진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사람은 누구였을까.

“배우 권태호(28)씨가 기억에 남아요. 가지고 있던 꿈 중 하나가 드림팀 출전이었대요. 액션배우 특집에 나와 목숨을 내놓고 경기하고 감격했던 모습, 고정 출연진으로 드림팀에 출연하게 된 운명이 너무 감동적이었죠. 또 다른 한 명은 비보이 팀원으로 출연해 결국 방송의 길을 걷고 있는 박재민(30)씨요. 드림팀은 아이돌이나 인기 연예인들도 많이 나오지만 동시에 신인들도 맘껏 기량을 보일 수 있는 공평한 무대예요.”

인터뷰 내내 드림팀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보였던 그는 드림팀과 자신을 ‘애증의 관계’라고 표현했다. 너무나 사랑하지만 그만큼 어려웠던 적도 많았다는 거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미 드림팀이 크게 자리 잡고 있었다. ‘삶의 일부’라는 말도 남겼다.

“시청자들이 ‘뽀뽀뽀’가 없어진다고 하니 아쉬워하고 기억해 주는 것처럼 드림팀도 먼 훗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국노래자랑’하면 송해 선생님을 떠올리는 것처럼 ‘드림팀’하면 제가 떠오르는 MC가 되고 싶습니다. 오래오래 MC를 하려고 아침마다 운동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려면 시청자 분들도 일요일 오전엔 꼭 드림팀을 봐주셔야 할 것 같은데요(웃음).”

글·사진=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