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신흥국 경제 비상] 美연준, 유동성회수 충격 완화위해 ‘역RP’ 발행 검토

입력 2013-08-22 18:34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연내 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계획인 가운데 유동성 회수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오버나이트(1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지난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오버나이트 역환매조건부채권을 발행하면 단기자금이 풀려 금융시장이 크게 동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데 일부 회의 참석위원들이 공감했다. 연준은 안정성 있는 국채를 대형 머니마켓펀드(MMF)나 프라이머리 딜러(연준과 직거래하는 월가의 21개 금융기관)에 팔았다가 다음날 되사는 식으로 거래하게 되며 MMF와 프라이머리 딜러는 하루 사이의 이자를 챙긴다. 연준은 이를 통해 단기자금 금리 통제 가능성을 기대했다.

역환매조건부채권을 금융기관들이 인수하게 되면 채권이 시중에 유통되는 속도가 제한돼 채권금리와 달러화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회의록은 발행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연준이 양적완화 출구전략의 구체적인 조치까지 논의한 것으로 볼 때 연내 양적완화 축소를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의 참석위원들은 고용 등 경제 상황이 개선되는 것을 전제로 월 850억 달러 규모인 채권 매입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벤 버냉키 의장이 지난 6월 밝힌 내용이다.

다만 언제, 어느 속도로 시장에 돈 풀기를 줄여나갈지가 관건인데 이에 대해선 참석위원 상당수가 신중함을 보였다. 몇몇은 “조만간”이라고 했지만 다른 몇몇은 “인내심을 갖고 경제지표 호전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실업률이 약 7% 수준으로 내려와야 한다는 데 다들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지금은 실업률이 7.4%다. 참석위원들은 또 실업률이 6.5%까지 떨어질 때까지 거의 제로금리를 유지하는 게 낫다고 의견을 모았다.

FOMC 정례 회의는 앞으로 9월, 10월, 12월 세 차례 더 열린다. 그 가운데 9월, 12월 회의에선 버냉키 의장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이 때문에 9월이나 12월 양적완화 축소가 개시될 거란 전망이 많다.

특히 9월에는 취업률, 경제성장률 등이 발표되기 때문에 그때 경기 회복의 기미가 뚜렷하면 양적완화 축소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제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