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건립될 ‘이우환 미술관’ 출발부터 삐걱
입력 2013-08-22 18:25
대구시가 건립 예정인 ‘이우환 미술관’이 출발부터 삐걱대고 있다. 시가 미술관 설계를 맡을 업체를 서울지역의 업체로 정하자 대구지역 건축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22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달서구 두류공원에 2016년 6월 개관 예정인 ‘이우환과 그 친구들 미술관’의 설계를 맡기로 한 안도 다다오씨의 국내 협력업체로 서울의 한 건축사사무소를 선정했다.
시는 세계적인 미술가 이우환씨를 테마로 한 미술관 건립을 위해 이우환씨의 요구를 적극 수용키로 했다. 이우환씨는 건물 설계를 자신의 친구인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씨가 맡는 조건으로 미술관 설립을 허락했다.
이후 안도 다다오씨는 자신과 같이 일한 적이 있는 서울의 S건축사사무소를 자신의 파트너로 정해줄 것을 요구했고, 시는 이를 받아들였다. 총 사업비 297억원 중 설계비는 17억원이며 이 가운데 12억원은 안도 다다오씨가, 나머지 5억원은 S건축사사무소가 받기로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대한건축사협회 대구시건축사회 관계자가 지난 21일 김대권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에게 “지역 공사에 지역 업체가 아닌 서울 업체를 선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항의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시가 해법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강력 대응하겠다는 경고도 했다.
이 때문에 대구시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안도 다다오씨에게 대구 업체와 일해 줄 것을 부탁했지만 유기적인 협조를 위해 같이 일한 적이 있는 업체가 필요하다면서 거절했다”며 “미술관을 어렵게 유치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한 결정임을 건축사협회에 설명하고 양해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