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난속 차기 대선주자 급부상 크루즈, 美공화당 희망될까

입력 2013-08-22 18:25 수정 2013-08-22 22:06


테드 크루즈(43·텍사스·사진) 미국 상원의원은 공화당의 구세주가 될까, 골칫덩이가 될까.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1면 기사로 올린 제목이다. 지난해 8월 깜짝 돌풍을 일으키며 상원에 입성한 크루즈 공화당 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저격수’로 나서면서 보수 진영의 스타로 떠올랐다.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대표 정책인 건강보험개혁법 폐지에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고, 심지어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 문제까지 건드렸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땅에서 태어나지 않았고, 케냐 출신의 부친이 오바마를 낳을 때 미국 시민권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커지자 오바마 대통령은 하와이에서 태어났다는 출생증명서를 공개했다. 크루즈 의원은 총기 규제에 반대하는 대표적인 정치인이기도 하다.

40대 젊은 나이에 보수 진영의 입장을 척척 대변하다보니 상원의원으로서 1년 남짓의 경력에도 벌써 공화당의 2016년 대권주자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당내에서도 민주당의 대권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에 대적할 인물이 시원찮은 상황에서 크루즈 상원의원이 보수층 유권자를 강하게 흡수할 거란 기대를 한다. 하지만 그의 강경 발언이 지나쳐 되레 표를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화당의 한 의원은 “크루즈 의원은 ‘꼴통’이라고 정평이 나 있는 매크로 루비오 의원보다 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공화당 대다수 의원이 오바마케어를 반대하고 있지만 크루즈 의원이 “오바마케어 재정 지원을 철회하지 않으면 정부 폐쇄까지 갈 수 있다”고 너무 나가는 것도 부담스럽다.

최근 크루즈 의원 역시 오바마 대통령에게 들이댔던 똑같은 대통령 자격 시비에 휘말렸다. 미국 땅이 아닌 캐나다에서 태어나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자격이 없다는 지적을 받은 것. 그는 즉각 출생증명서를 공개하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이중국적자란 꼬리표가 남아 본인도 자격 시비 소지가 있는데도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문제 삼은 점에 대해선 여론이 싸늘하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