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머신 이치로… 4000안타 금자탑

입력 2013-08-22 17:41

‘타격 기계’ 스즈키 이치로(40)가 미국·일본 리그 통산 4000안타의 금자탑을 세웠다.

뉴욕 양키스의 이치로는 2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와의 홈경기에서 2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1회말 첫 타석에서 통산 4000 번째 안타를 때렸다. 4000안타는 200안타씩 20년간 쳐야 이룰 수 있는 꿈의 기록. 130년이 넘는 역사의 메이저리그에서도 피트 로즈(4256개)와 타이 콥(4191개) 2명뿐이다. 다만 이치로의 4000안타는 두 나라에서 세운 것이어서 정식 기록으로는 인정받지 못한다.

이날 이치로가 안타를 친 뒤 1루를 밟자 경기는 잠시 중단됐다. 양키스의 동료들이 더그아웃에서 나와 이치로에게 축하를 전했고 관중도 기립박수를 쏟아냈다. 이치로가 헬멧을 벗고 고개를 숙여 관중과 동료의 축하에 화답하고 나서 경기는 재개됐다.

지난 1992년 오릭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치로는 일본에서 9시즌 동안 1278안타, 통산 타율 0.353을 기록했다. 일본 무대를 평정한 뒤 미국으로 옮겨 2001년부터 지금까지 2722안타를 기록했다. 데뷔 첫해 242안타로 타격왕과 최다안타 타이틀을 차지하며 신인왕과 MVP를 석권했다. 이후 10년간 매년 200안타 이상과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했다. 2004년엔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안타 신기록(262개)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치로의 방망이도 계속 뜨거울 수는 없었다. 2011년 처음으로 타율이 2할대(0.272)로 떨어지는 등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그는 변화를 위해 시애틀에서 지난해 시즌 중반 양키스로 둥지를 옮겼다. 비록 전성기를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철저한 자기관리와 자신만의 스타일로 메이저리그의 투수들에게서 안타를 치고 있다. 이치로는 경기 후 “매일 안타를 쳐서 이 자리까지 왔듯 앞으로도 하루하루 타석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이치로의 다음 목표가 미국프로야구 통산 3000안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치로는 2014년까지 양키스와 계약돼 있으며 3000안타까지 278개를 남겨뒀다. 이치로는 올 시즌 타율 0.274,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 0.320을 기록 중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