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부터 대부까지 충성의 드라마

입력 2013-08-22 17:18


위험한 충성 / 에릭 펠턴(문학동네·1만5000원)

누구나 믿음직한 친구, 충실한 배우자, 충성스러운 부하를 바란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진정한 ‘충성(Loyalty)’을 찾기는 쉽지 않다. 최근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전(前) 대통령의 재산 은닉과 세금 탈루에서 보듯, 잘못된 대상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한 이들 때문에 충성의 가치는 더 떨어졌다.

저자는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에 유명한 문화 칼럼을 썼던 저널리스트다. 그는 21세기에도 여전히 충성은 유효하다고, 우리 삶을 살만한 것으로 만드는 근본 가치라고 주장하며 충성의 본질을 파헤친다. 좀처럼 손에 와 닿지 않는 충성이란 개념을 ‘믿을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미덕’으로 규정하고 사유를 확장해 나간다. 사도 바울부터 영화 ‘대부’에 등장하는 돈 콜리오네, 할리우드의 여배우 샌드라 블록 등 다양한 주인공이 시대와 장소를 넘나들며 펼치는 ‘충성과 배신의 드라마’를 통해 충성뿐만 아니라 인간의 본성을 고찰한다.

그리고 충실하지 않은 사랑이, 신실하지 않은 믿음이 무슨 소용이 있으며 의리 있는 친구와의 관계없이 과연 풍요로운 삶이 가능하냐고 묻는다. 저자가 “버림받은 유물일지 모를 충성을 꺼내 먼지를 털고 사용해볼 시간이 왔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윤영삼 옮김.김나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