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미술관, 미술 애호가들 ‘아름다운 후원’

입력 2013-08-21 20:14


미술 애호가들의 정성과 유족의 배려로 3년 전 세상을 떠난 판화작가의 작품들이 널리 알려지게 됐다.

전북도립미술관은 전북미술관회가 고(故) 지용출(1963∼2010) 작가의 작품 63점을 미술관에 기증했다고 21일 밝혔다.

미술관회 회원들은 최근 4년간 모은 기금을 지 작가의 유족에게 전달하고 작품들을 받아 미술관에 건넸다. 미술관에 작품을 기증하는 것은 주로 작가나 유족의 뜻에 따라 이뤄지고 있으나 제3자가 작품을 구입해 기부한 것은 이례적이다.

기증된 작품은 지 작가가 1990년대부터 왕성하게 작품 활동에 매진하던 때의 작품들이다. 미술관 측은 내년 5월 서울관에서 지 작가의 기일에 맞춰 기획전을 열 예정이다.

전북미술관회는 2009년 미술관이 주는 혜택을 받는 데 그치지 말고 지역 미술관을 돕는 데도 앞장서자며 20여명이 결성한 모임이다. 회원들은 2011년 5월 지 작가의 회고전에서 유작들을 보고 작품의 가치를 보존하고 널리 알리자는 데 동의했다.

추계예술대를 졸업한 지 작가는 전주에 정착한 뒤 11차례의 개인전을 갖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으나 2010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전북미술관회 장춘실 회장은 “사실 많지 않은 돈으로 고인의 작품을 대거 구입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뜻에 공감하고 결단을 내려준 유족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술관 측도 “이번 일은 새로운 형태의 기증으로 도립미술관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이다. 회원들과 유족에게 모두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