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가뭄 제주도, 조랑말까지 대피 소동

입력 2013-08-21 20:15


제주지역에 90년 만의 가뭄이 이어지면서 천연기념물 제347호인 제주 조랑말들까지 대피했다.

제주도축산진흥원은 제주시 견월악 일대 목마장에 방목 중인 제주마들이 가뭄과 폭염으로 고통을 겪고 있어 축사 등으로 대피시켰다고 21일 밝혔다.

제주마 238마리 중 139마리를 축산진흥원 축사로 옮긴 데 이어 나머지 99마리도 목마장 안쪽 숲 지대로 대피시켰다(사진).

축산진흥원은 유례없는 이번 가뭄으로 전체 목마장 91㏊중 55%인 50㏊ 초지에서 피해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풀들이 누렇게 시들거나 겨우 자란 풀도 1㎝ 미만에 그쳐 말들의 먹이로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제주마는 지난겨울 좁은 우리에 갇혀 지내다 지난 4월22일 한라산 중턱에 위치한 목마장으로 옮겨졌다.

제주마는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까지 드넓은 초원을 달리고 풀을 뜯어 먹으며 자유로이 지낸다.

축산진흥원 관계자는 “초지 생육이 좋아질 때까지 제주마를 축사로 대피시키고 나서 다시 이곳으로 옮겨 방목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지역 가뭄은 지난 6월28일 이후 기상관측 사상 가장 긴 55일을 넘기고 있다. 33도를 웃도는 폭염도 39일째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는 이에 따라 농·축산물 피해확산 예방과 피해복구를 위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