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와이즈만미술관서 한국 고가구 190여점 확인

입력 2013-08-21 18:35


미국 미네소타대학의 와이즈만미술관은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디자이너로 유명한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디자인해 1993년 개관했다. 기하학적 건축물과 수준 높은 컬렉션을 자랑한다.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안휘준)은 지난 6월 이 미술관의 한국 고가구 컬렉션에 대한 조사를 처음 실시한 결과, 18세기 왕실가구 등 190여점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한국 고가구는 미국 풀브라이트재단 교육위원장을 역임한 에워드 레이놀즈 라이트(1931∼1988)가 1967년부터 78년까지 11년간 서울에 거주하면서 구입한 것이다. 라이트 사망 후 그의 컬렉션은 미네소타대학 로저 벤저민 박사의 주선으로 이 미술관에 기증됐다. 한국 고가구는 1700년대 왕실과 관청 물품을 제작한 경공장(京工匠)에서 만든 것으로 보기 드문 유물이다.

주칠과 흑칠로 화려함에 장엄미를 더한 이층농(사진)은 왕실 가구답게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서 제작됐다. 표면에 검은 칠을 하고 뒤쪽에 사각형 경첩을 붙인 흑칠지함은 종이로 제작해 가벼우면서도 견고함을 자랑한다. 먹감나무 결을 그대로 살린 나주반닫이와 무쇠장식을 앞판 전체에 붙인 박천반닫이는 조선 후기 반닫이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북한산 가구 8점도 확인했다. 재단 측은 “해외 한국 가구 컬렉션 가운데 질과 양적인 측면에서 최고·최대”라고 설명했다. 재단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라이트 저서 ‘한국의 가구: 우아함과 전통’(1984) 개정판을 내년에 발간할 예정이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