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 안내고 해외 들락날락… 얌체 체납자 손 놓은 건보공단

입력 2013-08-21 18:27

많은 재산을 보유하고도 수개월간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고 버티는 얌체 체납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

21일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건보료 장기 체납자의 해외 출입국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6개월 이상 건보료를 내지 않은 지역가입자는 총 152만5000가구이며 체납 건보료는 1조9791억원에 달했다. 장기체납자 중 4.1%(6만2404가구)는 올해 4월까지 한 차례 이상 외국을 다녀왔으며 체납 건보료는 903억원이나 됐다.

외국 출입국 횟수가 100회 이상은 3가구, 51∼100회 141가구, 31∼50회 87가구, 11∼30회 357가구, 2∼10회 1만6659가구, 1회 4만5157가구 등이었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 측은 장기 체납자 대부분이 생계 차원에서 해외를 오가는 보따리상으로 일부러 건보료를 체납했다기보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122억 재산가인 한모씨가 2010년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5321만6000원의 건보료를 안 내면서 체납 기간에 2차례 외국을 다녀오는 등 일부는 고의로 건보료를 체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이들 고액 재산가들의 건보료 체납기간이 수십개월에 달했는데도 건보공단이 ‘특별관리대상자’에 포함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아울러 100만원 이상 체납한 특별관리대상자 중 1380명은 18억5656만4000원의 건보료를 내지 않은 채 해외를 들락거린 것으로 파악됐다. 신 의원은 “국세청, 출입국관리사무소 등과 자료를 공유해 건보료 고의 체납자의 예금과 재산을 압류하고 해외 신용카드 사용제한 등 징수 수단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