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대지진 학살된 조선인 알려진 것보다 3배 많아
입력 2013-08-21 18:27
일본 관동(關東·간토) 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 수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3배 이상 많았음을 드러내주는 새 자료가 발굴됐다.
강효숙 원광대 사학과 교수는 22∼23일 동북아역사재단에서 ‘관동대지진과 조선인학살사건’을 주제로 열리는 한·일 학술회의에 앞서 배포한 발표문에서 “관동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 수는 기존에 알려진 것의 3.4배에 해당하는 총 2만3058명이었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국가보훈처 공훈전자사료관에서 제공하는 ‘해외의 한국독립운동사료(Ⅲ): 독일 외무성 편(2)’ 속에 들어 있는 ‘MASSACRE OF KOREANS IN JAPAN’이라는 사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한·일 양국에서는 관동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 수가 6661명이라는 것이 거의 공식화돼 있었다.
독일 외무성이 1924년 3월 작성한 이 영문 사료는 조선인이 일본인에게 참혹하게 학살당했다는 내용을 담은 본문 8장, 학살 증거 첨부 문서 3장으로 구성돼 있다. 첨부 문서를 보면 학살 장소와 시신이 모두 확인된 조선인 피해자는 8271명, 장소 미확인·시신 확인 피해자는 7861명, 장소 미확인·시신 미확인 3249명, 경찰에 학살된 피해자 577명, 일본기병(군인)에 학살된 피해자 3100명이었다.
강 교수는 “종래 학계에서 참고로 한 사료의 날짜보다 4개월 후에 작성된 것으로 최종적인 조사 결과물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1923년 9월 도쿄를 비롯한 관동지방에서 발생해 10여만명 이상이 사망한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유언비어가 유포돼 수많은 재일동포들이 군경과 주민에 의해 대량 학살됐다.
김나래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