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 5323억 안찾아 갔다… 미수령 계좌 14만8000건
입력 2013-08-21 18:22
지급기일이 된 연금저축 계좌 가운데 절반가량은 고객이 연금을 찾아가지 않았다. 미수령 계좌 중 적립금 1000만원 이상의 고액계좌의 비중도 10% 이상 됐다.
금융감독원은 4월 말 현재 지급기일이 된 연금저축상품 33만건(적립금 4조7000억원) 가운데 연금지급이 개시되지 않은 미수령 계좌가 44.8%인 14만8000건(적립금 5323억원)이라고 21일 밝혔다.
연금저축은 1994∼2000년 판매된 옛 개인연금(개인연금저축)과 2001년부터 판매된 새 개인연금(연금저축)으로 나뉜다. 옛 개인연금은 가입할 때 연금지급 조건을 정하고, 새 개인연금은 수령 가능 시점에 연금지급 방법을 선택해 연금 수령을 시작하게 된다.
미수령 계좌로는 옛 개인연금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옛 개인연금 미수령 계좌는 14만2000건(4641억원)이며 적립금 중 받아갈 수 있지만 고객이 받지 않은 연금액은 1537억원이다. 새 개인연금의 미수령 계좌는 5543건(682억원)이다.
미수령 계좌 중 적립금 규모별로는 전체 미수령 계좌 가운데 120만원 미만 소액 계좌가 12만건(80.9%)으로 대다수다. 하지만 1000만원 이상 계좌도 보험사 상품 위주로 1만8000건(12.4%)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1000만원 이상 미수령 계좌 가운데는 보험사 상품이 1만4000건(75.9%)으로 가장 많았고 은행 상품이 4000건(23.8%)이었다.
은행의 옛 개인연금 상품 가운데 적립기간 만료일 현재 120만원이 안 되는 계좌는 이자소득세를 내고 일시금으로 찾아갈 수 있다. 미수령 이유로는 가입자와 연락이 끊겨 연금수령 안내를 할 수 없는 계좌가 전체의 94%인 것으로 파악했다.
금감원은 연금 지급 대상자가 대출이나 예금 거래를 할 때 미수령 계좌에 대해 안내하는 시스템을 각 금융사가 9월까지 만들도록 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