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울린 ‘기독소녀의 죽음’
입력 2013-08-21 18:20
이집트의 한 교회에서 성경공부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소녀가 무슬림으로 추정되는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진 사연이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현지 기독교인들은 이집트 유혈사태가 격화되면서 무슬림의 무차별 공격이 커지고 있다며 불안에 떨고 있다.
카이로 아인 샴스에 사는 제시카 볼루스(10·사진)가 최근 카이로의 한 교회에서 성경공부 모임을 마치고 돌아가던 중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고 릴리전 투데이 등 외신이 최근 보도했다. 콥틱교회 신자인 제시카는 주일학교 교사와 함께 집에 가던 중이었다. 교사가 잠시 상점에 들렀을 때 총격이 시작됐다. 길에서 교사를 기다리던 제시카는 총에 맞아 쓰러졌고 이슬람 신자인 상점 주인이 바로 나와 윗옷을 벗어 피투성이의 소녀를 감싸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의료진은 “괴한이 쏜 한 발의 총알이 심장을 관통해 아이가 즉사했다”고 설명했다.
제시카의 가족은 큰 슬픔에 잠겼다. 제시카 삼촌인 나스르 알라 자카리아 목사는 “착하고 예쁜, 나에게는 딸 같은 아이가 죽었다”며 “하지만 아무도 이 아이의 죽음에 책임지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나스르 목사는 제시카의 죽음이 최근 이집트에서 광범위하게 벌어지는 기독교 탄압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며 “기독교계 주민들의 삶이 계속 위험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