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公 “산은과 통합땐 BIS비율 떨어져” 반발
입력 2013-08-21 18:22
정부가 KDB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를 4년 만에 재통합하려 하자 정책금융공사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국민일보 21일자 16면 참조).
정금공은 21일 ‘정책금융공사 통합과 산은 민영화 중단을 반대하는 9가지 이유’를 발표하며 양 기관을 합치면 산은의 재무구조가 약화돼 정책금융기능이 더욱 부실해질 수 있다고 했다. 산은의 BIS비율이 6월 말 기준 13.54% 수준이지만 통합 후 18조1000억원가량의 자본이 감소하면서 이 비율이 1.6% 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금공은 이후 산은이 주채권은행 역할을 하는 기업의 충당금 등을 더하면 내년 6월이면 BIS비율이 1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금공 관계자는 “산은은 8개 주채무계열 주채권은행으로 대부분이 업황 부진을 겪는 건설·조선·해운사로 여신규모가 총 20조8000억원에 달하다”며 “대우건설 시가평가와 STX 충당금 등을 반영하면 통합 후 산은의 BIS비율은 10% 미만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금공은 통합 시 재무악화로 중소·중견기업 지원이 축소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정금공과 산은의 자기자본이 총 43조원이지만, 두 기관을 합병하면 정금공이 정부로부터 출자 받은 산은금융지주 주식 18조1000억원을 반환해야 해 자기자본이 24조9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정금공의 최대 약 600조원에 달하는 자금공급 역량이 소멸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짚었다.
정금공은 또 통합된 산은이 IB업무를 지속하면 민간금융기관의 불만이 폭발할 수 있다는 점, 민영화 추진 비용 매몰에 따른 혈세 낭비, 국가 경제정책 신뢰도 저하 등을 들면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정금공 관계자는 “정금공 설립 및 산은 민영화 추진 등과 관련하여 그동안 양 기관이 지출한 경비는 최소 약 25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이제 와 산은 민영화를 중단하고 양 기관을 통합하면 그간의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돼 정책금융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