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덤핑 피소 세계 2위
입력 2013-08-21 18:16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우리 기업이 집중적으로 견제를 받고 있다. 반덤핑으로 피소된 건수가 배 가까이 급등했다. 우리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데다 우리 기업이 세계적인 기술·제품 경쟁력을 갖춘 탓에 보호무역주의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이다.
21일 세계은행(WB)과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기업의 반덤핑 피소 건수는 21건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1위는 중국으로 56건이었다. 대만은 우리와 같은 21건이다. 이어 태국(10건), 인도(9건), 베트남(8건), 미국(7건), 일본(6건), 인도네시아(6건) 등이다.
전체 피소 건수 중에서 신흥시장은 168건으로 85.7%를 차지했다. 선진국 피소 건수는 28건(14.3%)에 불과하다.
신흥국 가운데 우리나라는 ‘표적’이 됐다. 중국이 건수는 가장 많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우리 기업의 반덤핑 피소는 급격하게 치솟았다. 2011년 11건에 불과했던 반덤핑 피소 건수는 지난해 21건으로 배 가까이 불었다. 전체 피소 건수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 7.75%에서 지난해 10.71%로 껑충 뛰었다. 우리 기업의 반덤핑 피소 건수는 2009년 3.29%, 2010년 5.16% 등 꾸준히 오름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을 중심으로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무역주의가 꿈틀대고 있어서다.
중국은 전체 반덤핑 피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25.82%, 2011년 30.99%, 지난해 28.57%로 큰 변동이 없다. 우리의 주요 수출 경쟁국인 일본은 지난해 3.06%로 3년 연속 3%대에 머물렀다.
최근 보호무역주의가 정보기술(IT), 석유화학, 자동차 등 우리 주력수출품에 집중되고 있는 점도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김경훈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보호무역주의 성향이 강해지면서 무역의존도가 높고 무역수지 흑자국인 우리나라가 희생양이 될 소지가 있다”며 “기업은 지적재산권과 환경규제 등을 새로운 사업기회로 활용해야 하고, 정부는 국제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