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安 ‘입지 회복’ 반전 쉽지않네

입력 2013-08-22 03:58


요즘 무소속 안철수 의원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이 싸늘하다. 공들여 영입한 싱크탱크 ‘정책네크워크 내일’ 이사장이었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의 깔끔치 않은 이탈로 진영 분위기가 뒤숭숭한데다, 안 의원 본인은 “끼니때마다 바쁘다”고 말하지만 이렇다 할 만한 10월 재·보궐선거 출마 후보군도 드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안 의원을 두고 ‘국회의원 300명 중 1인 아니냐’란 말을 최근 자주한다. 그만큼 안 의원 영향력이 약해졌다는 얘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21일 “근래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이 전북에서 ‘안철수 신당’을 0.1% 포인트 차이로 바짝 쫓는 등 호남 전체에서 회복세”라고 했다. 국가정보원 정국에서 안 의원이 갈피를 못 잡고 ‘양비론식 훈수정치’를 하면서 지지율이 추락했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지난 16일 국정조사장에 나타나 30분간 앉아 있다가 “우려스럽다” “대통령이 나서라” 등의 말을 해 새누리당과 민주당 측으로부터 뜬금없다는 반응을 받았다. 최 교수의 연구소 이사장직 사임과 관련해서는 언론과 정치권이 ‘진의’를 왜곡했다고 탓하기도 했다.

안 의원 측 내부에서 동요하는 분위기도 있다. 한 인사는 “행사 등에서 안 의원을 대하는 사람들의 반응도 달라졌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안 의원이 최 교수가 떠났어도 계속 챙겼어야 하는 건 아닌가. 이제 둘은 다신 붙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했다. 다음달 1일 안 의원이 주최하는 부산지역 토론회에 최 교수가 발제를 맡겠다는 입장을 전해왔으나, 안 의원 측은 일정 자체를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비온 뒤 땅이 굳는다’란 반응도 있다. 핵심 관계자는 “선거 결과가 정치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10월 선거로 실질적 제1야당의 입지를 굳히겠다”고 했다. 안 의원은 최근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백태웅 하와이대 로스쿨 교수 등과 접촉했고 민주당 원혜영·이목희 의원 등 20여명을 만났다. 안 의원 측은 현재 연구소를 중심으로 내년 6월 전 창당을 준비 중이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