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시대 LG… 19년만의 프로야구 통합우승 부푼꿈

입력 2013-08-21 18:01

LG의 무서운 기세가 올 시즌 끝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LG가 마침내 20일 넥센을 5대 3으로 꺾고 1위에 올랐다. 후반기 8월 이후 LG가 1위를 차지한 것은 1995년 이후 18년 만이다. LG가 과연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의 목표를 넘어 1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LG는 1990년 MBC 청룡을 인수해 창단한 첫해부터 71승49패(0.592)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정규시즌 4위에 그쳤으나 포스트시즌에서 빙그레와 해태를 잇따라 꺾고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삼성을 4대 0으로 완파하며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후 LG는 90년대 포스트시즌 단골 팀으로 군림했다. 1993년 4위, 1994년 통합 우승, 1995년 3위, 1997년 준우승, 1998년 준우승 등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한 해를 손에 꼽을 정도였다.

특히 1994년은 LG 팬들에겐 ‘꿈의 해’로 기억된다. 당시 타선에선 ‘신인 트로이카’ 유지현 김재현 서용빈이 1-2-3번, 해태에서 이적한 한대화가 4번 그리고 베테랑 노찬엽과 김동수 등이 하위 타순을 맡아 신구 조화가 이뤄진 라인업을 구축했다. 그리고 마운드에선 이상훈(18승) 김태원(16승) 정삼흠(15승) 인현배(10승)가 59승을 합작했고, 마무리 김용수는 생애 첫 30세이브를 기록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LG는 약체로 전락했다. 2002년 김성근 감독 시절 포스트시즌에 4위로 턱걸이한 뒤 예상을 깨고 한국시리즈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한 것을 끝으로 하위권을 맴돌았다. 오죽하면 지난 10년간 ‘떨어질 팀은 떨어진다(DTD: Down team is down)’는 별명을 달고 살았으며 억울하게 경질된 ‘김성근의 저주’라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오랫동안 속 썩이던 투타 불균형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LG 마운드는 20일까지 평균자책점 3.69로 1위다. ‘투수 왕국’으로 불리던 삼성(3.98)보다 훨씬 안정돼 있다. 선발은 전성기인 1994년에 비해 다소 약하지만 이동현-봉중근이 주축인 불펜은 강하다. 게다가 타선도 타율 2위(0.286), 출루율 2위(0.361) 등 안정적이다. 특히 노장 이병규와 박용택, 베테랑 이진영과 정성훈, 그리고 신진 문선재 김용의 정의윤 등 신구 조화가 1994년 못지않은 빛을 발하고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