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패장도 할 말 많아지는 최강전 농구 코트

입력 2013-08-21 18:00

“이럴 거면 프로아마최강전을 왜 하는지 알 수가 없네요.”

20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프로 최강 모비스와 아마 최강 경희대가 자존심을 건 한 판 명승부를 벌였다. 경기 분위기는 ‘대학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경희대의 승리로 끝날 것 같았다.

4쿼터 종료 4분 50여초 전. 승패를 결정지을 만한 일이 터졌다. 모비스 문태영이 오른쪽 45도 부근에서 2점슛을 쏘다가 경희대 수비수와 살짝 접촉이 있었다. 슛은 림 속으로 들어갔다. 바스켓 카운트 선언. 파울인지 아닌지 애매했다. 경기 종료 2분 50여초 전 이번엔 경희대 김민구가 골밑을 파고들다 문태영과 접촉이 있었다. 사실은 문태영이 김민구의 팔을 쳤다. 그러나 심판은 김민구의 터치아웃을 선언했다.

농구계에서 ‘미스터 쓴소리’로 통하는 경희대 최부영 감독이 그냥 넘어갈 턱이 없었다.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경기는 76대 73으로 모비스가 힘겹게 이겨 ‘형님 체면’을 유지했다.

경기 후에도 최 감독의 분이 풀리지 않아 보였다. “왜 민구가 살짝 치면 파울이고, 저쪽(모비스)은 세게 쳐도 파울을 불지 않나. 이건 대학이 프로에게 무조건 지라고 하는 것이다. 이럴 거면 프로아마최강전을 왜 하나?”

최 감독은 이 밖에도 KBL과 WKBL 심판들의 공통된 문제점 등을 열거했다. 그는 “전 세계 어디를 찾아봐도 프로농구가 아닌 농구대회의 룰은 국제농구연맹(FIBA)룰로 한다”고 강조했다. 어차피 KBL 선수들도 국제대회에 나가면 FIBA룰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패장은 말이 없는 법이지만 최 감독의 ‘독설’은 달랐다. 한국농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새겨들어야 할 ‘보약’처럼 들렸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