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2014년 7월 대선… 첫 민주적 정권교체 가능성

입력 2013-08-21 17:48 수정 2013-08-21 23:15


이집트 사태 혼란으로 이슬람권 국가 중 유일하게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병행하는 나라가 된 인도네시아가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한 달간 루피아화가 5.45%나 폭락하는 등 경제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내년 7월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는 사상 첫 민주적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 진정한 민주화의 계기로 기록될 것이기 때문이다.

21일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2004년 첫 직선제를 통해 집권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두 번째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다. 그가 평화적으로 정권 이양을 하게 된다면 인도네시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국민들은 차기 정부가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함께 부패척결과 사법시스템을 정비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부유층은 일본보다 많고, 하루 2달러 미만을 버는 빈곤층이 2억4000만 인구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빈부격차가 심각하다.

하지만 집권당인 민주당은 현재 고전 중이다. 2009년 총선에서 20.8%의 득표율로 원내 제1당이 된 민주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10% 미만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대선을 위해 중요한 내년 4월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골카르당과 투쟁민주당(PDI-P)은 15∼20%의 지지율을 얻어 집권당을 앞서고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참신한 후보 영입을 위해 지난 14일 당 7명, 외부인사 10명으로 구성된 대선후보 선출위원회를 구성했다. 선출위는 차기 대선후보 영입과 선출을 위한 10월 전당대회에서 전권을 행사한다. 현재 민주당 대선후보로는 지난 5월 육군참모총장에서 물러나며 입당한 유도요노 대통령의 처남 프라모노 에디 위보워가 거론된다. 이밖에도 기타 위르자완 무역장관 등도 영입 대상이다.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는 조코 위도도 자카르타 주지사와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더린드라) 총재, 아브리잘 바크리 골카르당 총재도 출마가 유력하다.

인도네시아 대선은 독특한 제도 때문에 후보 간 합종연횡 가능성이 높다. 대선 후보는 오직 정당만이 추천할 수 있도록 선거법은 규정하고 있다. 또 정당은 의회에서 20%의 의석을 갖고 있거나 아니면 내년 4월 치러질 총선에서 25% 이상의 득표를 얻어야 대선 후보 출마 추천이 가능하다.

젊은 유권자 표심도 관심사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들은 290만명에 달해 전체 유권자의 17%를 차지하고 있다. 정치분석가들은 “내년 선거는 향후 10년의 권력문제가 해결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인도네시아는 이집트나 파키스탄, 태국과 달리 권력을 향한 파워게임이 심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