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목사의 시편] 위험경고 신호를 놓치지 말자
입력 2013-08-21 17:13
며칠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SNS기업인 페이스북이 발칵 뒤집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페이스북의 창업자이자 CEO인 저커버그의 개인 페이스북이 해킹을 당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것은 그 해커가 나쁜 의도를 가졌던 해커가 아니라 페이스북의 보안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했던 보안 전문가였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의 보안 담당자들이 그의 지적에 대해 계속 무관심,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자 그는 아예 보란듯 CEO의 개인 페이스북 자체를 뚫어버렸다.
막상 CEO의 개인 페이스북이 뚫리자 페이스북의 보안 담당자들의 태도는 돌변했다. 페이스북의 보안 담당자는 해당 보안 전문가에게 “당신이 발견한 보안 문제를 상세히 설명해 달라”고 다급히 요청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페이스북 계정은 일방적으로 폐쇄당하고 말았다. 해당 보안 전문가가 자신의 계정을 다시 열어 달라고 요청하자 페이스북의 보안 담당자는 그의 계정을 다시 열어주면서 복잡한 감정들이 섞인 이메일을 전달했다.
그 이메일의 핵심은 ‘이 사태가 모두 당신 탓’이라는 것이었다. 해당 보안 전문가가 애초부터 자신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주지 않았고 어떤 이유에서든 다른 사람의 페이스북을 뚫은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원래 보안 문제를 알려준 사람에게 지불하도록 되어 있는 보상금도 전혀 줄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 이메일에는 (다소 황당하게도) ‘하지만 우리는 당신이 이 사이트의 취약점들을 찾도록 우리에게 계속 협조해 주기를 희망한다’는 말도 쓰여 있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해당 보안 전문가에게 보상금을 지불하라며 페이스북을 비난했다. 그러자 페이스북의 보안 담당자는 자신들의 업무 과중을 호소하면서도 자신들이 진작 해당 보안 전문가의 지적을 경청했어야 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의 페이스북을 뚫은 것은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잘못임을 강조했다.
이 사건을 보면 우리는 이 기업의 문제가 단순히 보안상의 문제가 아님을 발견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실무자들의 ‘복지부동(伏地不動), 본질 흐리기, 그리고 남 탓하기’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이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자신의 눈부신 성공과 막강한 능력에 자기도취(自己陶醉) 된 주체들에게 흔히 벌어지는 현상이며 이것은 해당 개인이나 조직에 심각한 위기가 발생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위험경고 신호다.
성경을 살펴보면 하나님의 엄중한 심판을 받은 개인이나 집단 역시 하나님께서 문제점을 지적하실 때 이 같은 반응들을 보였고, 결국 회개와 회복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사무엘상 15장에 등장하는 사울 왕이다. 그는 사무엘 선지자가 그의 범죄를 명백하게 드러낼 때까지 시치미를 떼었고 자신의 범죄에 대해 엉뚱한 변명을 했으며 그 탓을 백성에게 돌렸다. 결국 그는 자신의 왕위를 빼앗기고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혹시 우리의 삶에도 이 같은 위험경고 신호가 켜져 있지 않은지 돌아보자.
<꿈의교회> Facebook: facebook.com/dreamhak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