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朴, 지하벙커서 안보태세 확립 주문은 호전적 망발”

입력 2013-08-20 18:54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이 을지훈련 첫날인 19일 ‘지하벙커’로 불리는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상황실에서 확고한 안보태세 확립을 주문한 것에 대해 “호전적 망발”이라고 비난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20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조선에서 연례적인 훈련의 미명하에 대규모 북침전쟁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전쟁 훈련이 개시된 것과 때를 같이해 남조선 당국자는 청와대 지하 전쟁지휘소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라는 것을 벌여 놓고 반공화국 대결과 북침전쟁 태세를 고취하는 놀음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또 박 대통령의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모처럼 마련된 북남 사이의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대화 상대방을 모독하는 용납 못할 도발”이라며 “남조선 당국자가 대화와 평화를 운운하면서도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전쟁태세 강화를 역설한 것은 극단적인 대결선동”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우리의 연례적인 훈련·연습에 대해 구태의연한 비난을 계속하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북한은 우리 정부에 대한 비난과 중상을 중단하고, 신뢰에 기반을 둔 남북관계 발전에 있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다만 북한의 비난이 이전과 달리 원칙적인 입장표명 정도에 그쳤다고 보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조평통 담화가 금강산 관광 재개 실무회담에 영향을 끼치느냐’는 질문에 “확대해석은 말아 달라”며 “이번 조평통 담화는 연례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의 금강산 관광 재개 회담 제의 수용 여부를 21일 판문점 연락 채널을 통해 전달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된 이후 추후 논의키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추진할 핵심 기구인 남북공동위원회 구성 협의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어제 온 북한의 공동위 구성 운영에 관한 합의서안을 1차 검토했다”며 “우리 측 안과 크게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북한의 합의서안을 반영하고 우리 측 안을 좀더 보완한 뒤 북측에 문서교환 방식으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도 현지 생산설비 점검을 위해 개성을 방문한다. 22일에는 전기·기계, 23일은 섬유·봉제 업종 기업이 방북하고 26일부터는 업종과 상관없이 피해가 크고 정비가 시급한 기업 순으로 개성공단을 찾는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