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9시까지 문 열고 주말·공휴일에도 영업 은행들 생존경쟁 치열
입력 2013-08-20 18:49
은행이 고객 편의를 위해 대변신을 추구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기 위한 생존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평일에만 영업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직장인 특화점포가 대표적이다. 업무 시간 중 은행에 가기 어려운 직장인들을 위해 오후 7시까지 문을 여는 은행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사무실 밀집지역인 서울 테헤란로, 강남역, 가산디지털단지에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하는 점포를 배치했다. 우리은행 서울 선릉중앙지점도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3시간 연장 영업한다.
주거지역에는 맞벌이 부부 특화점포가 생겨난다. 아예 오후 2시에 문을 열어 오후 9시에 문을 닫는곳도 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는 시간까지 고려한 것으로 현재 국민은행이 서울 우면동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일반 업무는 물론 노후 설계 전문가를 배치해 맞벌이 부부의 눈높이에 맞는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주말에 문을 여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은행은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지점을 운영한다. 주말에 동대문에 쇼핑 오는 손님이 많기 때문이다.
평일에 늦게까지 일하느라 은행에 갈 시간이 없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지역에도 일요영업점이 있다. 외환은행은 서울 대림역, 퇴계로를 비롯해 경기도 안산 원곡동, 의정부, 용인, 평택, 김포, 인천 남동공단 등 12곳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일요일 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일요일이면 본국으로 돈을 송금하려는 외국인 고객들로 북적인다”며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어느새 외국인을 위한 사랑방 같은 공간이 됐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원곡동과 대림역에, 신한은행은 원곡동에 일요영업점을 두고 있다.
이 밖에 국내 체류 외국인이 100만명을 넘어서면서 외국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인 전용 영업점도 생기고 있다. 신한은행은 서울글로벌센터를 운영하며 영어·중국어·일본어·베트남어·몽골어·태국어 등 각국 언어로 지원되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서비스한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