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특급에 당했다… 류현진 13승 실패
입력 2013-08-20 18:42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LA 다저스)의 시즌 13승 도전이 아쉬운 패배로 끝났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놓고 경쟁하는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에게 판정패했다.
류현진은 20일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의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동안 삼진 5개를 뽑아내고 3실점하는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6이닝 동안 삼진 8개를 뽑아내고 2실점(1자책)한 페르난데스에게 승리를 내줬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크리스 위스로가 홈런을 얻어맞는 등 8회에만 3점을 더 내줘 결국 2대 6으로 졌다.
지난 6월 20일 뉴욕 양키스전 이후 10경기 만에 패전한 류현진의 승률은 8할에서 7할5푼으로 하락, 이 부문 4위로 내려앉았다. 그리고 다저스는 6월 21∼22일 샌디에이고전 2연패 이후 약 두 달 만에 처음으로 연패를 당했다.
이날 공의 위력 면에서 페르난데스가 류현진을 앞섰다. 류현진은 최고 시속 94마일(약 151㎞)에 이르는 직구를 포함해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을 던졌다. 체인지업은 여전히 좋았지만 패스트볼이 때때로 가운데로 몰리거나 높게 뜨면서 안타가 나왔고, 결국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에 비해 제구가 잘 된 페르난데스의 직구는 최고 시속 99마일(약 159㎞)에 달했다. 여기에 시속 약 83∼86마일(133∼138㎞)의 떨어지는 빠른 커브는 결정구로서 위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류현진이 완패한 것도 아니다. 적어도 투구이닝만큼은 류현진이 페르난데스를 능가했다. 페르난데스가 6회까지 109개의 공을 던지며 투구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은 반면 류현진은 7⅓이닝 동안 112개 공으로 최대한 오랫동안 마운드를 지켰다. 이날 류현진이 소화한 7⅓이닝은 올 시즌 3번째로 많은 이닝이다. 무엇보다 시즌 155⅔이닝을 소화하며 150이닝을 돌파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류현진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3회 투아웃에서 투수한테 직구를 던지지 말고 변화구로 승부했어야 했다”며 페르난데스에게 안타를 맞은 게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고 자책했다. 류현진은 3회 2사에서 투수 페르난데스에게 높은 직구를 던졌다가 중전 안타를 맞았고 이어 2루타와 적시타를 잇달아 내줘 2점을 잃었다. MLB.COM 등 현지 언론 역시 이날 페르난데스의 판정승을 전하긴 했지만 류현진의 꾸준함을 언급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의 투구는 대체로 좋았다”면서 공격력 부족을 패인으로 지적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