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홍해-사해 잇는 대운하 추진
입력 2013-08-20 18:28 수정 2013-08-20 22:29
요르단 정부가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홍해와 사해를 잇는 대운하를 뚫는다.
압둘라 엔수르 총리는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연 1억㎥의 마실 물을 요르단에 공급하는 홍해∼사해 운하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고 AFP통신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이 전했다. 예상 사업비용은 9억800만∼12억 달러(약 1조984억∼1조3422억원) 정도다.
운하는 이집트 시나이반도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집고 들어온 홍해 북단 아카바만에서 북쪽 사해까지 180㎞를 잇는다. 요르단 정부는 운하 중간쯤 위치한 아라바 계곡까지 홍해의 물을 끌어올려 소금기를 뺀 뒤 담수는 다시 남쪽 항구도시 아카바로, 소금물은 북쪽 사해로 보낼 계획이다. 아라바 계곡에는 담수화 시설이 세워진다.
요르단은 92%가 사막인 데다 현재 약 680만명인 인구가 매년 3.5%씩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이들의 갈증을 해소하려면 2015년까지 매년 16억㎥의 물이 필요하다고 본다.
담수화 작업 후 소금기가 남은 물을 홍해가 아닌 사해로 올려 보내는 이 사업은 사해를 살리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전 세계 바다 중 가장 얕고 짠 사해는 이대로 가면 2050년까지 말라붙는다고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사해 고갈은 1960년대 요르단 이스라엘 시리아가 사해의 젖줄인 요르단강의 물길을 서로 끌어가면서 시작됐다.
원래 19세기 영국의 생각이었던 홍해∼사해 연결 방안은 이스라엘과 요르단이 평화협상을 맺은 1990년대 들어 공론화됐다. 당시 요르단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과 100억 달러를 들여 두 바다 사이에 파이프라인을 연결키로 했었다. 엔수르 총리는 “그 사업은 비용이 너무 커서 운하 건설 방안을 찾았다”며 “마실 물을 확보하고 사해를 살리기 위해 우리에겐 더 이상의 선택권이 없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