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 美서 뿌리 내릴까

입력 2013-08-20 18:28 수정 2013-08-20 22:30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미국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

뉴욕에 둥지를 튼 ‘알자지라 아메리카’가 20일(현지시간) 첫 전파를 내보냈다. 카타르에 본부가 있는 알자지라는 지난 1월 경영난에 시달리던 케이블 채널 커런트TV를 5억 달러에 인수, 알자지라 아메리카를 설립했다. 24시간 뉴스채널인 알자지라 아메리카는 CNN·폭스뉴스·MSNBC 등과 경쟁을 벌이게 된다.

알자지라가 내세우는 차별성은 일단 눈길을 끈다. 매일 14시간의 스트레이트 생방송 뉴스, 직설적인 다큐멘터리, 전국 방방곡곡 빠지지 않는 취재진 배치, 다른 뉴스 채널에 비해 적은 광고. 한마디로 기존 채널이 경비 문제 등으로 상상도 하지 못하는 ‘이상적인’ 뉴스채널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실례로 알자지라는 뉴스의 전문성을 강조하기 위해 방송 1시간당 광고 편성시간이 6분을 넘지 않도록 규정했다. 미국 케이블 채널의 평균 광고시간이 시간당 15∼17분인 것과 비교할 때 절반 이하의 수준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원유 판매에 힘입은 알자지라 대주주인 카타르 정부의 막대한 자금력 덕분이다.

알자지라 아메리카의 알 시하비 최고경영자(CEO)는 “시청자들은 사실(fact)에 기반한, 치우치지 않은 깊이 있는 뉴스를 보게 될 것”이라며 “의견과 주장이 적을 뿐 아니라 유명인들이 등장하는 선정적인 장면도 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알자지라라는 브랜드가 갖는 부정적 이미지는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알자지라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의 육성 테이프를 방영해 서방국가들로부터 알카에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매체라는 비난을 받았다.

실제로 광고업계에서는 알자지라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뉴욕포스트가 19일 보도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