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짜미’ 피해… 마닐라 절반 이상 물에 잠겨

입력 2013-08-20 18:28 수정 2013-08-20 22:30

필리핀을 강타한 12호 태풍 ‘짜미(Trami)’가 대만, 중국도 삼킬 기세로 북상 중이다.

필리핀 루손섬 일대는 전날부터 내린 폭우로 이틀 동안 최소 8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했으며 4명이 실종됐다고 AP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수도 마닐라의 절반 이상이 물에 잠긴 가운데 정부기관과 각급 학교, 외국 공관, 기업체들이 문을 닫는 등 도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 필리핀 방재 당국은 루손섬 등지에서 6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마닐라의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 항공편도 상당수 운항이 취소돼 자국민과 관광객들의 발이 묶였다. 방재 당국은 “한 달간 평균 강수량에 해당하는 600㎜의 비가 하루 사이에 내렸다”며 “이번 집중호우는 2009년 마닐라 일대를 강타, 약 460명의 인명을 앗아간 태풍 ‘켓사나(Kesana)’ 때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밝혔다. ‘짜미’는 소형급 태풍이지만 필리핀의 경우 열대성 폭우 시기와 겹쳐 큰 피해를 입혔다.

짜미는 이날 오전 이후 대만과 중국 동부해안 쪽으로 경로를 틀었다. 대만 중앙기상국은 오전 11시30분(현지시간)을 기해 해상 태풍경보를 발령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