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軍, 무슬림형제단 의장 체포

입력 2013-08-20 18:28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최대 지지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의 최고지도자 무함마드 바디에(70) 의장이 카이로 북부 나스르시티 인근 은신처에서 체포됐다고 AP통신 등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디에 의장은 사실상의 쿠데타로 무르시 전 대통령이 실각하자 군부를 정면으로 비판했으나 지난달 4일 체포영장이 떨어진 뒤로는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았었다. 이집트 내무부는 체포된 바디에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바디에 체포로 무슬림형제단 지도부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카이라트 샤테르 부의장과 라샤드 바유미 부의장은 이미 체포돼 교도소에 갇혀 있다. 지난 16일에는 바디에 의장의 아들 암마르가 ‘분노의 금요일’ 시위에 나섰다가 숨지기도 했다. 나빌 파흐미 이집트 외무장관은 “위기상황이 있지만 우리는 옳은 길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19일 워싱턴DC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창안취안 중국 국방부 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집트 사태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며 “군부는 시위대에 포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집트와의 관계에서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혈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이집트 전역의 치안도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이집트 남부도시 민야에서는 정체불명의 괴한들이 말라위국립박물관에 침입, 고대 유물 1000여점을 강탈한 후 달아나는 사건이 일어났다. 도난당한 보물 중에는 걸작으로 꼽히는 고대 이집트 제18왕조의 파라오 아크나톤(아멘호텝 4세)의 딸 석상도 포함돼 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