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인도 위기설’ 코스피 강타… 1900선 붕괴
입력 2013-08-20 18:10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 시장의 금융불안 우려가 높아지면서 국내 주가와 원화가치가 동시에 추락했다.
2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9.79포인트(1.55%) 급락한 1887.85로 거래를 마쳐 5거래일 만에 1900선이 붕괴됐다. 기관이 2800억원 넘게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이 2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원·달러 환율 역시 전날보다 5.2원 급등(원화가치 급락)한 1120.8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국내 대장주의 주가도 동반 하락해 삼성전자가 1.32%, 현대차 2.35% 후퇴했으며 POSCO와 LG화학도 각각 1.66%, 3.65% 하락했다.
이날 금융시장이 요동친 것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시화로 신흥시장에 자금경색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브릭스(BRICs) 구성원으로 아시아 대표 신흥시장으로 위상을 굳힌 인도위기설이 결정적이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양적완화 축소로 신흥국 중 경상수지 적자로 성장이 둔화하는 국가에서 자금이 빠지는 문제가 불거졌다”고 설명했다.
인도의 경우 루피화 가치와 주식, 채권가격이 동반 폭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최근 이어지고 있다.
인도 뭄바이지수는 전날 1.6%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0.5%가량 떨어졌으며 달러에 대한 루피화 환율은 시장의 ‘심리적 저지선’인 65루피 선도 조만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달러 자본 유입이 많아 미 양적완화 축소의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 인도네시아 역시 이날 지수가 4% 이상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신흥국 불안으로 대부분 아시아 주식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361.75포인트(2.63%) 급락한 1만3396.38로 마감했고 대만 가권지수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각각 0.86%, 0.62% 떨어졌다.
KB투자증권 허문욱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에 아시아 신흥국은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고 대외 악재에 민감한 국내 주식시장이 영향을 받았다”며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목소리에 따라 아시아 금융불안은 단기적으로 불가피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