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으로 명품백 해외직구 해볼까

입력 2013-08-20 17:49


해외 유명 브랜드 ‘신상’을 절반 값에! 쇼핑을 즐겨 하는 이들이라면 눈과 귀가 번쩍 뜨일만한 얘기다. 어디서 그렇게 싸게 살 수 있느냐고? 발품을 팔 필요도 없다. 손가락만 까딱까딱 하면 된다. 이른바 ‘해외 직구’. 해외 사이트에서 직접 구매하면 지금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최대 절반 값에 살 수 있다는 것. 알뜰쇼핑족들이 해외직구에 눈을 돌리는 이유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온라인 쇼핑족 4명 중 1명은 ‘해외직구’를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국내 온라인 쇼핑족 1650명을 대상으로 ‘해외 직접구매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해외직구족들은 ‘국내 동일 상품보다 값이 싸서’(67%·이하 복수응답)를 최대의 장점으로 꼽았다. 국내에 없는 브랜드 구매(37.8%), 다양한 상품 종류(35%), 우수한 품질(20.3%) 등도 해외 직구를 하는 이유로 들었다.

◇영어 못해도 된다=미국은 물론 유럽 사이트도 영어로 쇼핑이 가능하다. 좋은 상품을 싸게 살 수 있다니 귀가 쫑긋해졌다가도 ‘영어로 쇼핑해야 한다’는 사실이 목에 가시처럼 걸린다. 2008년부터 해외 직구를 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담아 ‘해외쇼핑 무작정 따라하기’까지 펴낸 정혜선씨는 “영어 잘 몰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워준다. 그는 “국내 온라인 쇼핑과 크게 다를 바 없다”면서 그래도 영어가 걸린다면 구글 번역기를 활용하거나 우리말 지원이 되는 사이트에서 시작해보라고 귀띔했다. ‘아이러브’ ‘샵밥’ 등은 우리말 지원이 될 뿐만 아니라 직접 배송을 받을 수 있어 ‘병아리 해외직구족’들에게는 안성맞춤 한 쇼핑몰이다.

◇주소를 빌린다?=우리나라까지 직접 배송해주는 해외 쇼핑몰은 많지 않다. 또 배송해준다고 해도 해외 배송료가 비싸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도 종종 있다. 좋은 유아용품을 좀더 싸게 사고 싶어 해외 직구를 시작한 뒤 ‘나도 해외직구하고 싶다’를 출간한 박주영씨는 “배송대행업체를 활용하면 작은 비용에 안전하게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배송대행업체는 소비자들에게 미국이나 유럽 주소를 빌려 주고 그 주소로 배송된 상품을 한국까지 배달해준다. 물론 수수료는 있다.

◇디자인과 사이즈는 백화점에서 점검=초보 직구족이 가장 난감할 때는 몸에 맞지 않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상품을 구입했을 때다. 정씨는 “옷의 사이즈 표기가 우리와 달라 헷갈리기 쉽다”면서 사고 싶은 옷이 있다면 백화점에 가서 입어보라고 귀띔했다. 사이즈는 물론 디자인까지 점검할 수 있다. 가방이나 신발 등도 마찬가지.

◇더욱 싸게 사려면=해외직구의 가장 큰 매력은 알뜰 쇼핑이다. 정씨는 “해외직구를 할 때도 적립금을 챙기고, 가격비교와 할인쿠폰으로 최저가에 구입하고, 세금을 잘 계산하면 더욱 알뜰한 쇼핑을 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구매금액의 일정 비율을 적립해주는 ‘이베이츠’ ‘미스터리 베이츠’ 등에 가입하면 적립금을 챙길 수 있다. 미국에도 가격비교 사이트가 있다. ‘구글’ ‘숍질라’ ‘쇼핑닷컴 ’ 등에 들어가면 원하는 품목을 최저가에 판매하는 사이트를 찾을 수 있다. 또 ‘딜스플러스’ ‘딜테이커’ ‘리테일미낫’ 등은 쇼핑몰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할인쿠폰 정보를 모아놓고 있다. 배송대행 수수료, 관세와 부가세 등을 다 합쳐도 국내에서 구입하는 것보다는 싸다. 하지만 관세와 부가세를 내지 않으면 더욱 싸게 살 수 있다. 물건값에 국제선편요금을 더한 값이 관세 부가세 기준이 되며, 품목별로 관세 및 부가세율이 달라 계산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부산 국제우편세관 홈페이지에서 주문한 물품의 종류와 가격 등을 입력하면 관세를 알아볼 수 있다.

◇이런 것들은 피하자=해외 사이트 판매 제품을 모두 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박씨는 “국내반입금지물품을 구입했다가는 물건도 받을 수 없는 데다 국제배송료에 폐기처분 수수료(3만5000원)까지 내야 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한 품목은 그 이상 들여온 것은 폐기 처분된다. 아스피린, 실리실산이 들어간 화장품 등은 통관이 되지 않는다. 건강보조식품이나 영양제는 6개까지만 구입할 수 있다. 반입금지 및 제한 품목은 관세청 홈페이지나 전화(1577-8577)로 문의할 수 있다. 박씨는 또 “국내에 수입 판매되고 있는 브랜드라도 해외직구로 구매한 제품은 AS가 안되므로 고장이 잦은 제품은 국내에서 구입하라”고 귀띔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