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의 시편] 이춘식 목사
입력 2013-08-20 17:08
한 10년쯤 된 것으로 기억됩니다. 어느 주일날 그가 섬기던 교회의 주일예배를 다른 목사께 맡기고 우리 교회를 방문하여 설교를 했습니다. 저녁 식사 후 “이런 호텔에 처음 묵어 본다”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그때의 이춘식 목사는 한 농촌 목회자에 불과했습니다. 그가 섬기는 교회도 전북 진안의 한 농촌 마을에 위치한 20여명 되는 전형적인 시골교회일 뿐이었습니다. 그런 그의 설교를 듣고 어떤 분은 집에서 쓰던 것이지만 피아노를 내놓기도 했고,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대접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말씀에서 농촌에 대한 사명감과 건강한 비전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가 몇 년 전부터는 지역유지가 되어 있습니다. 우리교회 청소년 수련회 때문에 며칠 전 찾아갔더니 그는 지역 축제의 준비위원장으로 활동하느라 바빴습니다. 마을 발전위원회 회장을 맡아 일한 것은 이미 오래 되었는데 이제는 군 전체를 섬기는 등 활동영역이 넓어졌습니다. 그가 섬기는 교회에는 이미 마을 주민의 80% 이상이 출석하고 있으며 마을의 모습도 놀라울 정도로 계속 변하고 있습니다. 마을 회관을 비롯하여 팜 스테이가 가능한 여러 시설들이 매우 잘 갖춰져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단체로 해외 나들이를 여러 차례 하기도 했습니다. 그 마을의 공동 수익금이 많아진 결과입니다. 마을이 공동으로 운영하며, 목사님과 사모님이 주방장인 팜 레스토랑은 서울시장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찾는 매우 특성화된 식당입니다. 예약하고 찾아가 보시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이춘식 목사는 어떻게 마을을 더 발전시킬지 고민하고 있으며, 아울러 마을 주민 모두가 믿음을 가진 예수 마을을 만들기 위해 열정을 쏟아 붓고 있습니다.
한 농촌목회자의 놀라운 변신을 10여 년 동안 지켜보면서 농촌의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도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목회의 새로운 가능성을 한 농촌에서 보았습니다. 우리교회도 교회와 마을이 변하는데 조금 힘을 보태기는 했습니다. 그 교회를 우리교회 ‘100주년 기념 형제교회’로 정하고 꾸준히 찾아가고 함께 웃고 우는 관계로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찾아가면 마을 주민들 모두 따뜻하게 안아주고 있습니다. 이런 것이 조금 힘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건강한 비전을 품고 열정적으로 꾸준하게 사역하는 한 목회자가 얼마나 큰일을 해내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곳에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일하는 한 농촌 목회자는 희망을 잃어버린 농촌 교회와 마을도 살렸을 뿐 아니라 자신도 지역의 존중받는 인사가 되게 했습니다. “죽고자 하면 살 수 있다”는 주님의 말씀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이춘식 목사. 그와 같은 분들이 많아지면 우리 농어촌도 희망이 가득할 것입니다.
<산정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