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의 기적] (4) 유소년 축구 동아리 연합캠프
입력 2013-08-20 17:21 수정 2013-08-20 16:13
공차며 공동체 배우는 저소득층 어린이 힐링캠프
“너무 너무 신나고 즐거워요. 날씨는 더웠지만 여러 친구들과도 사귀고 세계적인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목표가 생겼어요.”
지난 7일 목포 국제축구센터 잔디구장.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잠시만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그러나 푸른 잔디구장에서 축구공을 쫓아가는 아이들에겐 더위쯤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시설이 좋기로 잘 알려진 이곳 국제축구센터 4개 구장에서 동시에 열린 축구경기는 ‘월드비전 유소년 축구 동아리 연합 캠프’라는 이름으로 5년째 마련하고 있는 의미있는 행사였다.
이번 캠프에는 전국 월드비전 복지관이 운영 중인 유소년 축구동아리 10개 팀 240여명의 어린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축구도 하고 기술도 배우고, 물놀이에 인근 관광까지 나서 서로 어울리는 법을 배우는 여름 행사다. 올해도 전국 사업장(제천 용암 무진 범물 선학 송파 연제 정읍 동해 한밭)에서 고루 참석했다.
축구 캠프에 참여한 아이들은 대부분 월드비전 복지관에 등록된 저소득 계층으로 이들은 사업장을 통해 경제, 교육 혜택을 받고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들로 이뤄진 이들에겐 이번 캠프가 멋진 여름휴가이기도 한 셈이다.
우승상금을 주면 지나친 경쟁심을 유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 친선경기 형식으로 게임을 치렀지만 그래도 어린 선수들의 경기에 임하는 눈빛은 정식 축구대회를 방불케 했다. 잘 정리된 수비와 공격력은 오랜 기간 충분히 연습된 기량들이었고 몇몇 어린이는 나이 또래 축구선수로 보일 정도로 실력이 뛰어났다.
월드비전의 유소년 축구동아리 지원은 그동안 공부방 학습지원이나 결식아동의 도시락 지원사업 등과 달리 어린이들의 취미생활을 지원, 체력을 키워주는 프로그램이란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이 그동안 코치나 감독들에게서 받았던 훈련 외에 국제적인 축구전문기술과 예절, 매너 교육을 받도록 시간을 마련, 환영을 받았다. 드리블, 패스 기술 등 전문적인 기술을 배우며 기본기를 쌓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 또 이들을 지도해 온 감독들도 기술적인 부분과 의사소통 교육을 따로 받으면서 예민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들과 좀 더 마음으로 소통하는 법을 익히는 계기가 됐다.
“학교가 주 5일제로 운영되면서 주말 동안 보호받거나 놀 공간이 없는 저소득 가정 아동들이 축구라는 활동을 통해 신체활동을 긍정적으로 분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공동체 활동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게 됩니다.”
프로그램 담당자인 월드비전 국내사업팀 손정훈 대리는 “이 행사는 결국 힐링캠프 같은 것”이라며 “축구도 배우지만 서로 어울리면서 상처도 치유하고 꿈도 키우게 된다”고 소개했다. 다른 지역의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좀 더 넓은 시각도 갖게 된다는 설명이다.
올해 행사는 의류제조사인 영원무역(회장 성기학)의 든든한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해 겨울 영원무역이 보내준 의류 3000만원어치로 바자회를 열어 기본행사비로 사용할 수 있었던 것.
월드비전은 앞으로 이 프로그램의 규모를 키우고 참가대상도 늘려 환경이 어렵고 힘든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가능성, 자신감을 심어주는 데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목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