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경찰 생활밀착형 교통단속 호응

입력 2013-08-20 13:54

[쿠키 사회] “운전하다가 난데없이 끼워드는 오토바이 폭주족에 깜짝 놀란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승용차를 세우거나 저도 모르게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러내릴 때가 정말 많았습니다.”(자영업자 한모(53)씨).

“만취상태의 음주운전은 밤낮 가릴 것 없이 간접적 살인행위나 다름없습니다. 경찰이 대낮에 지속적 음주단속을 벌인다고 하니 이제 안심하고 핸들을 잡을 수 있습니다”(미용실 주인 김모(40·여)씨).

광주경찰청이 생활밀착형 교통단속을 잇따라 펼쳐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광주경찰청은 20일 “이달 초부터 기동대와 의경중대를 도심 곳곳에 투입해 주간 음주단속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음주단속이 뜸한 낮의 경우 ‘술을 마시고 운전해도 괜찮다’는 공감대가 일부 계층에 널리 퍼져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 같은 잘못된 인식이 사라질 때까지 단속을 중단하지 않을 방침이다.

경찰이 대낮 음주단속을 나서게 된 것은 지난달 4일 오후 혈중알코올 농도 0.111%의 30대 가정주부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가 순식간에 3명이 숨지는 대형 교통사고를 낸 게 계기가 됐다. 평범한 가정주부 이모(34)씨가 광주 산정동 한 병원 앞 도로에서 주유소를 빠져나오던 최모(59)씨의 승용차를 들이받아 최씨 등 3명을 숨지게 한 것.

경찰조사결과 이씨는 지난해 12월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됐지만 다시 술을 마시고 폭우 속에서 무면허로 남편을 조수석에 태우고 가다가 돌이킬 수 없는 일생일대의 참사를 빚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에 따라 사고 1주일 후인 지난달 12일부터 ‘낮술 운전’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고속도로 톨게이트와 증심사, 노대동 등 광주권 진입로에서 기습적인 주간 음주단속을 벌였다.

경찰은 한달 남짓한 기간의 단속에서 보양탕집 등 광주 외곽에서 술을 곁들인 점심을 마치고 돌아오거나 골프 라운딩을 마치고 일행과 어울려 술을 마신 경우 등 110여명의 낮술 음주자를 적발하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이들 중 40여명의 면허는 취소되고 70여명의 면허는 정지됐다. 경찰은 올 들어 대낮 음주로 인해 발생한 교통사고만 무려 90여건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19일부터 을지연습이 훈련됨에 따라 당분간 음주단속을 중단했지만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주간 음주단속을 펼치기로 했다.

일상생활과 밀접한 경찰의 교통단속은 이뿐 아니다.

경찰은 인명사고를 불러오는 음주운전 사범에 이어 19일부터 크고 작은 사고를 유발하는 폭주족과 견인차의 교통법규 위반행위에 대한 특별단속에 나섰다. 경찰은 폭주족과 견인차의 중앙선 침범과 갓길 주행, 신호위반은 물론 경광등 및 사이렌 불법 구조행위가 근절될 때까지 단속의 손길을 거두지 않기로 했다. 머플러를 제거해 귀가 찢어질 만큼 굉음을 내면서 떼를 지어 도심을 질주하는 10대~20대 폭주족들의 불법 구조변경과 도심 내 집단폭주 등도 단속대상에 포함됐다.

경찰은 그동안 시민들로부터 폭주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달라는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됐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와 함께 임동 모 아파트 옆 도로 등 광주지역 폭주족들이 심야에 한데 모여 광란의 질주를 일삼거나 경쟁적 곡예 운전을 일삼는 특정장소도 간헐적으로 단속할 방침이다.

지난 4월 부임한 정순도 광주경찰청장은 “평범한 운전자들의 안전운행을 방해하고 불법 운행을 일삼는 행위은 묵과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며 “법질서 확립차원에서 주간 음주운전과 폭주족, 견인차의 각종 불법행위를 무기한 중점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