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시장 ‘빈익빈 부익부’ 뚫고 선전

입력 2013-08-19 17:46

하반기 들어 회복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세계 조선시장에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혹독한 구조조정 기간을 거치면서 살아남은 조선사에 물량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해양플랜트 등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선박의 수주가 늘고 있다. 이 분야는 국내 ‘빅3’ 조선사의 주력 분야다.

19일 조선업계와 우리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양플랜트 및 상선 발주는 DWT(재화총화물톤수)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48.1% 증가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조선해양플랜트산업협회가 발표한 올 상반기 선박 발주량에서도 CGT(수정환산톤수) 기준 발주량은 1666만CGT로 지난해 동기 대비 39.5% 증가했다.

상반기 발주 물량이 상승하기는 했지만 조선사 숫자는 줄고 있다. 국제 해운조선 분석기관인 클락슨이 집계하는 글로벌 조선사는 2008년 7월 620곳에서 올 상반기 474곳으로 감소했다. 지난 1분기까지 수주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파산 가능성이 있는 회사는 80여곳으로 예측된다.

상황이 좋지 않지만 해양플랜트, LNG(액화천연가스)선, 에코십(Eco-Ship) 등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선박을 생산할 수 있는 조선사는 한정돼 있어 수주 물량이 상대적으로 집중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에 3만5000CGT급 이상 선박을 수주한 조선사는 모두 18곳이고, 5만2000CGT급 이상을 수주한 회사는 9곳 정도에 불과하다. 상위 15개 조선사의 수주 잔량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7월 37%에서 최근 44%로 상승했다.

특히 해양플랜트 등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선박 시장은 국내 조선사 ‘빅3’의 주력 분야이기도 하다. 산업부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조선업체들은 유조선 발주량 140척 중 85척을 따냈고, LNG 운반선은 21척 중 12척을 수주했다. 해양플랜트 부문에서도 드릴십 3척, FPSO(부유식 원유·가스 생산 저장설비) 2기, LNG FSRU(부유식 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1기를 수주했다.

하지만 조선업 전체의 회복세를 쉽게 단정할 수는 없다. 상반기 발주량이 늘었지만 2011년 상반기 수준(2285만CGT)에는 못 미치고, 공급 과잉 상태 역시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