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120명 가습기 살균제의 진실… KBS1 ‘시사기획 창’
입력 2013-08-19 17:53
시사기획 창(KBS1·20일 밤 10시)
동네 마트 생활용품 코너에서 누구나 구입해 사용할 수 있었던 가습기 살균제. 1994년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들어진 가습기 살균제는 1997년 시판된 후 14년간 12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2011년 11월 질병관리본부가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폐 손상에 영향을 끼쳤다며 수거명령을 내린 후 문제가 된 제품들은 시장에서 사라졌다. 아울러 관련 업체에 대한 시정명령과 과징금, 검찰 고발 등이 이어졌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업체는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의 역학 관계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있고, 정부도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 제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상황이다. 결국 피해자들은 죄책감과 병원비의 고통에 시달리며 기업과 정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이어갈 뿐이다.
한 화학과 교수는 “살균제는 기본적으로 몸속으로 흡입될 가능성이 없는 방법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하는 가습기에 살균제를 넣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말한다. 또 “전 세계적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쓰는 국가가 없기 때문에 임상적, 조직학적으로 동일한 사례조차 찾기 어렵다”고 덧붙인다.
가습기 살균제의 주 원료는 피부 노출 시 독성이 다른 살균제에 비해 약한 것으로, 살균제뿐만 아니라 물티슈나 샴푸 등에도 사용되던 것이다. 이 때문에 가습기 살균제는 호흡기로 흡입될 때를 염두에 두지 않고 일반적인 안전 기준만 적용되는 공산품으로 분류돼 문제를 키웠다. 이 프로그램은 가습기 살균제 개발 과정을 따라가면서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문제를 다시 한번 짚어본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