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최악의 가뭄…남부지방도 심각

입력 2013-08-19 15:34 수정 2013-08-19 15:35

[쿠키 사회] 제주지역이 최악의 가뭄으로 시달리는 등 남부지방 곳곳이 가뭄 비상이 걸렸다. 제주지역은 극심한 가뭄으로 한라산 백록담과 계곡, 저수지가 대부분 바닥을 보이며 말라버려 제한급수가 실시되는가 하면 감귤·당근 등 농작물 생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제주지역에는 19일 한라산에 66㎜의 단비가 내리는 등 국지적으로 소나기가 내렸으나 가뭄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제주지역은 지난달 제주 14.7㎜, 서귀포 18.8㎜ 등 평년의 6% 수준밖에 비가 내리지 않아 7월 강수량 기록으로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8월에도 10㎜안팎의 유례없이 적은 비가 내렸다.

현재 어승생 제1저수지는 저수용량(10만7000t)의 절반인 5만2000t 정도밖에 차 있지 않다. 제2저수지는 거의 말라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어승생 급수지역 중산간 11개 마을(2800여 가구, 8600명)은 격일제 급수가 진행되고 있다. 서귀포시 해안 지역도 물 공급이 중단돼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숙박업소나 식당들도 받아놓은 물탱크 물이 금세 동이 나 소방당국에 급수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7월 말∼8월 초 파종한 당근은 폭염과 가뭄에 싹을 틔우지 못하고 있고 콩, 참깨 등의 밭작물도 생기를 잃은 상태다. 감귤 역시 잎이 마르고 크기가 작거나 낙과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가뭄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동부지역(구좌·성산·표선)에 현지 가뭄대책 상황실을 설치해 급수지원에 나서고 있다”면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제주도 가뭄 피해지역에 양수기 등 급수장비 구입비로 10억원을 긴급 지원키로 했다”고 말했다.

부산지역도 8월 강수량이 2㎜에 그치면서 수목 6500그루가 고사위기에 처했다. 울산시도 회야댐, 사연댐, 대암댐의 저수율이 평년보다 10∼20%가량 줄자 시민 식수원 확보를 위해 낙동강 원수를 공급받고 있다. 경북도도 평년보다 100㎜ 이상 적은 비에 저수지 평균 저수율이 전년 이맘때 73.4%에 비해 6.6% 떨어졌다.

광주·전남지역의 경우 고흥과 진도에서는 대파와 참깨 등이 가뭄 영향을 받고 있다. 신안을 비롯한 섬지역은 비상 급수가 이뤄지고 있다.

제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