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호르몬 샘솟게 하는 5가지 약선 꼭 알아두세요

입력 2013-08-19 17:15


연인들은 흔히 로맨틱한 식사를 원한다. 식탁에 양초가 켜 있고,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분위기 있는 식당에서의 만찬…. 하지만 진짜로 무드 있는 식사는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있다. 구암의료재단 군산한방병원 송호철 원장과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박재우 교수가 엄선한 정력과 무드, 그리고 건강까지 살리는 사랑호르몬 펑펑 약선(藥選) 식품 5가지를 소개한다. 바로 호르몬 대사와 뇌의 화학적 반응, 에너지 발산에 영향을 주고 성감(性感)까지 고조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과일과 채소들이다.

(1) 복분자 = 주로 계곡과 산기슭의 햇빛이 잘 들고 토양이 좋은 곳에서 자라는 장미과의 작은 키 나무다. 보통 5∼6월에 흰색 꽃이 피며 7∼8월에 검은색 열매를 맺는다. 오랜 옛날 한 노인이 이 열매를 먹고 나서 요강이 뒤집힐 만큼 소변줄기가 세어지고 늦둥이 아들까지 갖게 됐다는 민담에서 유래돼 ‘엎어질 복(覆), 요강 분(盆), 아이 자(子)’라는 이름을 얻었다.

복분자는 한방에서 정력의 샘으로 꼽히는 신장(콩팥)의 기운을 북돋우며 정기를 지키는 힘이 강하다. 신장의 양기를 보강해주는 까닭이다. 노화를 억제해 피부를 윤택하게 만들고, ‘남성’이 잘 발기되지 않을 때, 그리고 여자의 성선 쇠약증으로 인한 불임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 등 옛 한의서들은 특히 자기도 모르게 정액을 흘리는 유정증과 성관계 시 사정을 너무 빨리 하는 조루증에도 효능을 발휘한다고 전한다. 또 복분자에는 비타민 A와 비타민 C가 많이 함유돼 있어 숙취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2) 부추 = 7∼8월에 흰색의 꽃이 피는 백합과의 다년생 식물이다. 원산지는 동남아시아다. 약간 따뜻한 성질을 가졌고 항산화효과가 뛰어난 비타민 A와 C가 풍부한 식품이기도 하다.

한의학에선 간장과 신장을 보하고, 양기를 튼튼하게 하며, 허리와 무릎 관절을 따뜻하게 하는 효능을 가진 약용식물로 꼽힌다. 거꾸로 된 심장 모양의 열매에서 나오는 검은색 종자는 남성기능장애 치료제로 사용돼 왔다.

주로 간장 기운과 신장 기운의 부족으로 발생한 발기부전이나 양기저하 증상에 좋고, 자주 섭취하면 빈뇨 등 전립선 이상 증상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추는 특히 발암물질에 의한 세포돌연변이 발생을 억제해 위암이나 유방암, 간암, 전립선암 등 각종 암 예방 효과를 나타낸다. 마늘에 많은 ‘알리신’과 유사한 방향족인 유황화합물과 베타카로틴, 클로로필, 셀레늄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암 발생을 저지해주기 때문이다.

부추의 이런 영양 및 약리 효과는 하루에 70g 정도(2분의 1단 내외)를 먹을 때 극대화된다. 부추와 잘 어울리는 재료는 잔 새우,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버섯 등이다.

(3) 굴 = 다가오는 가을철부터 살이 오르기 시작해 맛을 더해가는 식품이다. 굴에는 칼슘과 단백질, 비타민이 골고루 들어 있다. 특히 속칭 ‘섹스 미네랄’ 또는 ‘바다의 우유’로 불리는 아연이 다량 함유돼 있어 말 그대로 자양강장 효과가 뛰어나다.

아연은 우리 몸이 성호르몬을 생산할 때 꼭 필요한 물질이다. 남성의 경우 정자의 숫자와 활동성을 향상시키고, 성 능력을 증강시켜주며, 여성의 경우엔 난소를 건강하게 유지시켜 여성성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한다.

굴은 미백효과도 뛰어나다. ‘배를 타는 어부의 딸 얼굴은 까맣고, 굴을 따는 어부의 딸 얼굴은 하얗다’는 서양 속담이 있을 정도. 바캉스 시즌의 과도한 자외선 노출로 인해 멜라닌 색소가 올라오는 것을 굴이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는 말이다.

굴은 날로 먹는 게 가장 좋지만 살 조직 자체가 연해서 상하기도 쉬워 선별, 보관, 관리가 어려운 패류 중 하나다. 따라서 굴을 고를 때는 늦어도 채취한 날로부터 6일 이내로 최대한 신선한 것을 골라야 한다.

(4) 토마토 = 토마토가 무드식품으로 꼽히는 이유는 철분과 비타민, 특히 전립선 암 예방 효과가 있는 피토케미컬 ‘라이코펜’ 성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피토케미컬이란 식물이 생장을 방해하는 미생물, 해충 등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방어하고 보호하는 영양 물질을 말한다.

인체에선 이들 물질이 세포손상을 억제하는 항산화물질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버드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아스피린, 말라리아 특효약 퀴닌, 발암물질 생성을 억제하는 페놀과 탄닌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라이코펜은 여름철 과일 수박, 딸기, 포도 등에도 많이 들어있지만 토마토가 가장 함유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물질의 가장 큰 효능은 전립선 암 등 각종 암 억제 작용이다.

실제 미국 하버드 의대 에드워드 지오바누치 박사팀의 보고에 따르면 4만8000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주일에 토마토를 10회 이상 먹은 남성들은 그렇지 않은 남성들에 비해 전립선 암 발생 위험이 35%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토마토가 흡연 등으로 인한 폐 손상을 막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쥐 실험 결과 토마토의 라이코펜 성분은 담배연기를 쏘인 쥐들의 폐기종 발생을 억제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고다.

(5) 땅콩나물 = 우리 몸에 유익한 또 다른 피토케미컬 성분인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을 다량 함유한 것으로 알려져 최근 들어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채소다.

레스베라트롤은 혈액순환을 촉진, 동맥경화에 의한 심장혈관손상을 줄여주고 심근경색증과 뇌졸중을 일으키는 혈전(피떡) 생성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폴리페놀(polyphenol)계 물질이다. 전립선비대증에 의한 빈뇨, 당뇨에 의한 말초혈액순환장애 개선 효과도 뛰어나다.

이 물질은 포도, 오디, 땅콩 등에 많이 들어있다. 그러나 연구결과 땅콩새싹 나물에는 땅콩 종자보다 약 90배, 적포도나 오디보다 약 180배나 많은 레스베라트롤이 들어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땅콩나물은 일반 콩나물처럼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다음 무쳐 먹어도 되고, 땅콩나물 1㎏을 3000㏄ 정도의 물에 넣는 비율로 달여서 차처럼 수시로 마셔도 된다. 땅콩나물을 달인 물을 식힌 후 냉장고에 넣어두고 하루 3∼5회 물처럼 마시면 당뇨와 고혈압, 전립선비대증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땅콩나물을 토마토, 복숭아, 포도 등 제철 과일과 함께 섞어 믹서에 갈아 마셔도 좋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