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朴정부에 민주주의 없어… DJ 그립다”
입력 2013-08-18 19:00 수정 2013-08-19 14:21
김대중(DJ) 전 대통령 서거 4주기 추도식이 18일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엄수됐다. 김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 강창희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황우여, 민주당 김한길, 정의당 천호선,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 등 정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과 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 문희상 전 비대위원장,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동교동계 인사들과 한명숙 이해찬 문재인 의원도 함께했다. 광역단체장 중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강운태 광주시장, 안희정 충남지사와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이 자리했다.
추도식은 ‘서거 4주기 추모위원회’ 위원장인 김석수 전 국무총리의 추도사와 김 전 대통령의 생전 육성·영상 상영, 유족대표 인사 순으로 진행됐다. 김 전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의 ‘협력의 정치구상’을 강조한 뒤 민주당을 겨냥해 “왜 정권창출을 못 했는지 되새겨봐야 한다. 정치는 거리보다 국회 안에서 이뤄져야 하고, 당리당략을 벗어나 2자든, 3자든, 5자든 만나 실종된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도식 후 참석자들은 묘소로 이동해 헌화하고 참배했다. 미지근한 관계였던 무소속 안철수 문재인 의원은 옆자리에 앉는 등 줄곧 같이 이동했다. 지금껏 장외투쟁 현장을 찾지 않은 두 사람을 향해 일부 시민들은 “서울광장으로 가라”고 외치기도 했다. 안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고려대 최장집 명예교수의 ‘정책네트워크 내일’ 이사장직 사임과 관련해 “제가 잘못 모셨나보다”고 했다.
여야는 고인을 추모하면서도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김 전 대통령이 보여준 민생정치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 의회 안에서 함께 모여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를 하자”며 민주당의 복귀를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 김 대표는 ‘4주기 추모식에 부쳐’란 제목의 글에서 국가정보원 사태 등을 언급하며 “김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가 그립다. 박근혜정부에 민주주의가 없으니 서민과 중산층에 대한 존중도 없다. 민주주의 회복에 정치적 명운을 걸겠다”고 각을 세웠다.
지난 대선 때 뿔뿔이 흩어졌던 ‘DJ의 사람들’의 정치행보도 재조명됐다. 동교동계 좌장격인 권노갑 상임고문뿐 아니라 김옥두 김태랑 전 의원 등은 민주당 내 원로로서의 역할을 꾸준히 하고 있다. 국민의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김경재 전 의원 등은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DJ의 입’으로 불린 박선숙 전 의원은 무소속 안철수 후보 캠프에 가담했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