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정삼지 목사 출소 후 첫 예배 참석… 정목사 신분놓고 대립 첨예

입력 2013-08-18 18:58

18일 오전 9시30분 서울 신정동 제자교회. 주차장에 설치된 대형 천막 안에는 에어컨 4대와 선풍기 9대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정삼지 목사를 지지하는 성도들은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10시에 시작되는 2부 예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교회 재정 횡령 혐의로 614일간 복역하고 지난 14일 가석방으로 풀려난 정삼지 목사의 출소 후 첫 예배여서 교회 안팎의 이목이 집중됐다. 같은 시간 교회 건물 2층에선 정 목사를 반대하는 250여명의 성도들이 따로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천막 예배에서 설교자가 “너무나 간절히 기대하고 오랫동안 기다렸던 목사님이 오셨다”고 하자 600여 성도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강단에 오른 정 목사는 사죄와 감사의 표시로 큰절을 했다. 그는 “20개월 14일 동안 교도소에 있으면서 ‘제가 정말 나쁜 목사, 부도덕한 목사라면 저를 죽여주시고, 하나님의 종이라면 내가 목숨처럼 사랑하는 교회로 돌려보내 달라’고 기도했다”면서 “그러나 하나님은 나를 새롭게 빚어주시고 주의 보혈로 더러운 찌꺼기를 씻어주셨다”고 울먹였다. 일부 성도들은 눈시울이 붉어졌고 “아멘”을 외치며 박수를 쳤다. 장정필(43)씨는 “목사님을 뵈니 그저 눈물만 난다”면서 “제자교회가 하루빨리 회복되고 화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목사 복귀로 제자교회가 곧바로 정상화되는 것은 아니다. 정 목사의 신분을 놓고 대립이 첨예한데다 교회의 소속 노회가 정 목사를 면직시킨 한서노회냐, 면직시키지 않은 서한서노회냐를 놓고 의견이 갈리기 때문이다. 예장 합동은 ‘제자교회 소속확인을 위한 수습위원회’를 가동하고 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교회 2층에서 만난 정 목사 반대 측 성도 이모(51·여)씨는 “정 목사가 당당하게 예수 이름으로 승리했다고 하는데 감옥을 다녀온 게 승리한 것이냐”고 성토했다. 심규창(63)씨는 “정 목사는 지난해 9월 면직됐으며, 12월 교회법에 따라 위임목사직에서 자동 해임됐다”면서 “성도는 쪼갤 수 있어도 건물은 쪼갤 수 없다. 우리와 같이 못한다면 따로 개척할 수 있는 개척자금 정도는 지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교회건물 3층의 본당은 1년3개월째 양측이 사용하지 않고 있다.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다. 불 꺼진 본당 강단벽면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예루살렘이 황폐하고 성문이 불탔으니 자, 예루살렘 성을 건축하여 다시 수치를 당하지 말자.”(느 2:17)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