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중국서 부정거래 의혹

입력 2013-08-18 18:30

미국의 거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JP모건이 중국 내 사업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뇌물을 제공하거나 공산당 고위간부의 자제를 취업시키는 등 의혹이 있어 사법 당국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미 증권관리위원회(SEC) 등의 문서를 인용해 JP모건이 중국 최대 국영투자그룹인 광다그룹 탕솽닝 회장의 아들 탕샤오닝과 장슈광 전 철도부 운수국장의 딸 장시시가 JP모건에 입사하게 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SEC 수사팀은 지난 5월 이들의 채용과정에 연루된 인사의 각종 자료는 물론이고 당사자의 인사 기록과 월급, 2010∼2012년 통화내역과 은행 거래 및 계약 등 모든 자료를 요구했다. 1977년 제정된 해외부정거래방지법은 미국 기업이 외국 공무원에게 부적절한 이득을 제공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특히 SEC는 2010년 이를 조사할 특별수사팀을 창설했으며 관련 법 적용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은행감독을 총괄하는 은행감독관리위원회 부주석을 지낸 탕솽닝은 2007년부터 광다그룹 회장을 맡고 있으며 JP모건은 탕 회장의 아들 탕샤오닝이 입사한 뒤 광다그룹의 금융 자회사 주식공모와 관련한 자문과정에서 몇 건의 특혜를 보장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실제로 JP모건은 탕샤오닝이 입사하던 해인 2010년까지 광다그룹과 별다른 거래가 없었으나 이후 거래가 늘었다. 심지어 12개에 달하던 광다그룹의 투자자문기관이 금융위기로 줄어들면서 2012년에는 JP모건만이 유일한 투자자문기관으로 남기까지 했다.

SEC는 또 2007년 홍콩에서 중국중철의 주식공모를 대행한 JP모건이 주식공모계약을 따내기 위해 장시시를 채용한 것이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 중국중철은 중국 철도건설 분야 1위 기업으로 아시아 최대를 자랑한다.

신문은 그녀의 채용 시점과 주식공모 대행 시기가 겹치는 점을 사법 당국이 주목하고 있다면서 4년 뒤인 2011년 그녀가 승진한 뒤 JP모건은 중국중철로부터 또 다른 계약을 따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사법 당국이 중국인 채용 절차와 관련해 월가를 조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JP모건이 주기적으로 고위 당 간부의 자제를 채용한 의혹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지만 이들의 채용과 중국 내 사업과의 연관성을 구체적으로 찾아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JP모건 대변인은 “우리는 수사 당국과 전면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광다그룹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