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m 첫 3연패·400m 계주도 우승…번개 볼트, 전설이 번쩍
입력 2013-08-18 18:22 수정 2013-08-19 00:42
신장 1m95에 체중 94㎏의 ‘인간 탄환’ 우사인 볼트(27·자메이카). 그가 트랙에 서면 육상 남자 단거리의 역사가 바뀐다. 18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14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0m 결승. 볼트는 19초66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대회 사상 첫 200m 3연패였다. 볼트는 여세를 몰아 400m 계주에서도 우승했다. 지난 12일 100m 결승에서 9초77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낸 볼트는 대회 3관왕에 올랐다.
◇아팠지만 잇단 ‘금빛 레이스’=이날 볼트의 200m 기록은 역대 19위권이다.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자신이 작성한 19초19의 세계기록에 크게 못 미친다. 100m 결승에서 우승한 뒤 다리가 아팠다고 고백했던 볼트는 200m 레이스가 끝난 뒤 “직선 주로에 진입할 때 다리가 뻐근한 느낌을 받았다”며 “나도 좋은 기록이 나오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코치도 무리하게 속도를 올리지 말라고 해서 주위를 돌아보고는 속도를 늦췄다”고 밝혔다.
볼트는 당초 목표였던 18초대 진입에 실패했지만 “가장 좋아하는 200m에서 우승해 행복하다”며 3연패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볼트 이전까지 남자 200m에선 캘빈 스미스(미국)가 1983년 헬싱키 대회와 1987년 로마 대회에서 2연패한 것이 최다 연속 우승 기록이었다.
볼트는 또 세계선수권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남자 100m와 200m를 두 차례나 동시 석권한 선수가 됐다. 모리스 그린(미국·1999년), 저스틴 게이틀린(미국·2005년), 타이슨 게이(미국·2007년) 등이 한 번씩 영광을 누렸으나 두 차례나 이를 달성한 선수는 볼트뿐이다.
볼트는 400m 계주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서 37초37로 우승하며 이번 대회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나는 전설이다”=볼트는 역대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처음 100m와 200m, 400m계주 등 단거리 3관왕에 두 차례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또 볼트는 역대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8개째의 금메달을 수확해 미국의 ‘육상 전설’ 칼 루이스 등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루이스는 100m와 멀리뛰기, 400m계주 등에서 통산 8개의 금메달과 1개의 은메달, 1개의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m와 400m, 1600m계주 등에서 활약한 마이클 존슨(미국)은 은메달과 동메달 없이 금메달만 8개 수확했다. 2009년 베를린 대회 3관왕과 2011년 대구 대회 2관왕에 오른 볼트는 이번 대회까지 통산 8개의 금메달과 2개의 은메달을 따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100m, 200m, 400m계주를 석권한 볼트는 “내 목표는 다음 올림픽에서도 타이틀을 지키는 것이다. 이는 아무도 이루지 못하는 업적이 될 것”이라고 야심을 드러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