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영미술관 ‘창작지원전’ 김홍석·이상윤·홍정욱 선정
입력 2013-08-18 17:13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명예관장 최종태)이 2009년부터 해마다 실시하고 있는 ‘창작지원전’의 올해 공모에는 작가 160명이 지원했다. 이 가운데 엄정한 심사를 거쳐 김홍석(41) 이상윤(36) 홍정욱(38)이 선정돼 9월 29일까지 신관 ‘사미루’에서 각각 개인전 형식으로 전시를 연다. 선정된 작가들에게는 전시와 함께 도록 제작 및 작품 운송비 등을 지원한다.
세 작가는 독특한 소재로 개성 있는 작업을 펼치는 경쟁자이자 한국 현대조각을 이끌어갈 유망주들이다. 작업 방식은 각기 다르지만 조각을 삶과 연결시킨다는 점에서는 상통한다. 박춘호 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은 “트렌드보다는 변별력 있는 작가를 선정했다”며 “조형적 실험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조각예술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조소과를 나온 김홍석은 파도와 구름 등 손에 쥘 수 없는 것을 대리석으로 조각한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에 담긴 파도 이미지는 화석처럼 보이기도 하고 생선뼈처럼 보이기도 한다. 작가는 “어떻게 느끼느냐는 감상자의 몫”이라며 “관람객들이 작품을 보며 잠시라도 과거로 돌아가 추억을 회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한 이상윤은 산속에 버려지거나 못 자국이 있는 나무들을 깎고 다듬어 작품을 만들어낸다.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던 것들에 조형미를 불어넣는 작업이다. 작가의 노동을 거친 재료들은 미술관에서 ‘감상의 대상’으로 변신한다. 작가는 “나무를 깎고 켜고 뚫는 목공의 기능에 상상력을 보탠 작품을 관람객들이 재미있게 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한 홍정욱은 레이저를 이용한 빛의 향연을 선보인다. 삼각형, 사각형, 원 등을 연결해 다면체를 만들고 그 중심부에서 레이저를 투사해 전시공간을 빛으로 가득 채우는 작품을 내놓았다. 수학과 인문학, 과학과 예술을 접목한 작품이다. 작가는 “선과 빛으로 공간을 만들 순 없을까 하는 고민 끝에 나온 작업”이라고 밝혔다. 무료 관람(02-3217-6484).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