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산당 정풍운동 당외로 확산… 시진핑 ‘군중노선’ 캠페인 본격화
입력 2013-08-16 18:52
중국 공산당이 18기 3중전회(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앞두고 벌이고 있는 정풍운동이 당내에서 당외로 확산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겸 총서기의 ‘군중노선’ 캠페인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끝난 뒤 가시화됐다. 정치국 상무위원 류윈산(劉雲山)은 14일 베이징에서 군중노선 교육실천활동 영도소조 3차회의를 주재했다. 류윈산은 이 자리에서 “대문을 활짝 열고 간언을 받아들여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제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그게 바로 문제”라고 다그치기도 했다.
군중노선 캠페인이 베이다이허 회의 전에는 당 간부들을 대상으로 자아비판하는 수준에서 진행됐지만 이제 당 밖으로 눈을 돌려 일반 국민의 감독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선전 문화담당 상무위원인 류윈산은 이 영도소조의 조장을 맡고 있다. 관측통들은 16일 “이는 그가 시 주석으로부터 당 건설 업무를 위임받았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보수파와 개혁파 간 노선 갈등이 두드러지고 있다. 당 간부 양성기관 중앙당교의 기관지 학습시보(주간)가 15일자에서 ‘공산주의 영혼이 없는 당원’을 비판하고 나선 것도 그 연장선이다.
학습시보는 1면에 게재한 신밍(辛鳴) 중앙당교 교수의 기고문 ‘정풍운동 정신으로 (상호) 비판과 자아비판을 전개하자’에서 “마르크스주의 신앙은 공산당인의 정치적 영혼”이라며 “공산당원이면서 공산주의 영혼을 잃은 분자들이 이미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는 보수 세력이 진보 세력에 대해 공세를 펼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16일자 1면 평론에서 ‘안정적 개혁’을 강조함으로써 개혁파보다는 보수 세력을 지지하는 신호를 보냈다.
이에 따라 당국은 15일 주요 인터넷 사이트 책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사이버 여론 통제를 위한 인터넷 자정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에서는 ‘7가지 마지노선’ 준수를 결의했다. 7가지 마지노선은 법규 준수, 사회주의 제도 고수, 국가 이익 지지, 국민의 합법 권익 보호, 사회 질서 유지, 도덕 준수, 정보의 진실성을 가리킨다. 이와 함께 당 중앙선전부는 또다시 과시성 행사를 자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베이징대 헌법학 교수 장첸판(張千帆)은 이에 대해 “군중노선으로는 법치를 이룰 수 없다”며 “법치 시스템을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벌어지는 캠페인은 당내 한 세력이 다른 세력을 공격하는 수단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