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때문 연어 안팔려… 류샤오보 수상 이후 노르웨이産 중국수출 급감
입력 2013-08-17 04:33
‘류샤오보(劉曉波)에게 노벨평화상 줬더니 연어가 안 팔려.’
노르웨이가 대(對)중국 연어 수출 급감에 울상을 짓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16일 보도했다. 이유가 재미있다. 2010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국의 반체제 인사인 류샤오보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했기 때문이란 것이다.
실제 노르웨이의 연어 수출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92%에서 올 상반기 29%로 3배 이상 주저앉았다.
노르웨이는 2010년 중국에 1만1000t의 연어를 팔았는데, 지금은 고작 3700t 수준이다. 중국은 노르웨이 대신 영국과 파로제도에서 연어를 사들였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NSC)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중국 연어 수출국 1위는 영국(4600t), 2위는 파로제도(4000t)였다. 노르웨이는 3위(3700t)에 그쳐 지난 10년간 유지해온 연어 수출국 선두자리를 뺏겼다. 2010년만 해도 영국은 중국 연어 수출량이 510t에 불과했는데 3년 사이 9배나 급증하며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노르웨이의 정·재계 인사들은 류샤오보에 대한 노벨평화상 수여가 연어 수출시장에 큰 타격을 가져왔다고 확신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국 내 연어 소비량은 매년 20%씩 증가하고 있어 이대로 가다간 경제적 손실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노르웨이 정부 당국자는 “평화상 수여를 취소할 수도 없고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고 털어놨다.
류샤오보는 2008년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을 요구한 ‘08 헌장’ 서명을 주도, 국가전복선동 혐의로 중국에서 현재 징역 11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