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장 찾아 삼만리… 강원·제주 수험생들 벌써 서울로
입력 2013-08-17 05:49
제주도에 사는 의학전문대학원 수험생 김모(28)씨는 오는 25일 있을 MEET(의학교육입문검사) 시험을 위해 15일 짐을 싸서 서울로 올라왔다. 이왕이면 그동안 쭉 공부를 해 왔던 제주도에서 시험을 보고 싶었지만 제주도에는 시험 볼 고사장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서울행을 택한 것이다. 김씨는 16일 “대학 개강 시즌이라 방을 구하기 어려워 호텔에 겨우 방을 잡았다”며 “남은 1주일간 공부에만 집중해야 하는데 호텔에서 제대로 공부가 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25일 전국에서 2014학년도 의·치·약학전문대학원 적성시험인 MEET와 DEET(치의학교육입문검사), PEET(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가 치러지지만 고사장이 서울과 부산 등 일부 대도시에만 마련된 까닭에 지방 수험생들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들 시험의 고사장이 마련된 곳은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전주 등 6개 대도시. 특히 MEET·DEET의 경우 전국 6개 지역 15개 고사장 중 8개가 서울에, PEET의 경우 20개 고사장 중 11개가 서울에 편중돼 있다.
강원·제주에는 고사장이 아예 없어 수험생들의 불만이 높다. 강원도 춘천에 사는 약학전문대학원 수험생 한모(30)씨는 “오전부터 하루 종일 시험 봐야 하는 PEET나 MEET, DEET의 경우 당일 고사장 환경이나 수험생의 컨디션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라며 “대도시 수험생들에 비해 지방 소도시 수험생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에서 시험에 임하는 만큼 고사장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험을 주최하는 협의회 측은 “한 지역당 500명이 안 되는 인원으로 시험을 치르기엔 무리가 있다”며 수험생들의 고사장 확대 요구에 선을 그었다.
의·치의학교육입문검사 협의회 관계자는 “수험생의 70% 이상이 편중돼 있는 서울과 부산에 고사장 역시 편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