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위 자리잡은 롯데-SK-KIA, “우리는 다저스 마법이 필요해”
입력 2013-08-16 17:29
국내 프로야구에도 LA 다저스처럼 반전 드라마를 쓸 팀이 나올까.
류현진의 소속팀 다저스는 시즌 전반 투타 부조화의 극심한 부진으로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최하위에 머물렀다. 6월 22일까지 30승42패에 머물러 당시 지구 선두 애리조나에 9.5경기나 뒤졌다. 하지만 최근 48경기에서 40승8패의 ‘미친 질주’를 거듭한 끝에 어느새 애리조나에 7.5경기 앞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에도 다저스 못지 않은 반전 드라마가 필요한 팀들이 있다. 1위 싸움에 바쁜 삼성과 LG, 3위 두산 그리고 4위 넥센이 포스트시즌 진출 굳히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4강 밖으로 밀려난 롯데와 SK, KIA다. 15일까지 넥센은 5위 롯데에 승차 4경기나 앞서 있다.
감독들을 비롯해 전문가들은 4강을 위한 안정 승수를 70승으로 보고 있다. NC와 한화라는 뚜렷한 약체의 등장으로 인한 승률 인플레 때문이다. 따라서 49승2무41패(승률 0.544)를 기록 중인 넥센은 남은 36경기에서 현재 승률만 유지해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다.
현재 45승2무45패로 정확히 승률 5할에 머문 롯데가 이를 뒤집으려면 남은 36경기에서 25승 이상을 거둬야 한다. 롯데보다 각각 1경기와 3경기 뒤진 SK, KIA는 당연히 이보다 더 많은 승리를 올려야 한다. 다만 약 7∼8할 정도의 높은 승률을 기록해야 하는데, 최근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던 롯데와 KIA에겐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롯데 등 세 팀은 마지막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잔여 경기에서 맞붙는 넥센을 상대로 치명타를 가해 승차를 좁히면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넥센에 시즌 상대 전적에서 앞선 6위 SK와 7위 KIA가 이 기회를 벼르고 있다. 최근 6연승으로 4위 싸움에 불을 지핀 SK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던 ‘가을 야구 DNA’를 이번에도 보여줄지 관심이다.
포스트시즌 초대장을 쥐지 못하면 5∼9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우리 실정에서 가을 야구에 대한 세 팀의 열의가 후반기 프로야구를 달아오르게 만들고 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