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팅’ 권하는 사회] 불법 사행산업 빠른 확산 왜?

입력 2013-08-17 04:08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는 2006년 도박게임의 일종인 ‘바다이야기’ 등 불법 사행산업의 폐해가 전국을 휩쓸자 이듬해 만들어졌다. 그런데 문제는 사감위가 생긴 이후에도 불법 사행산업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불법 사행산업의 빠른 확산에 대해 두 가지 주장이 맞서고 있다. 하나는 합법 사행산업이 오히려 불법 사행을 확대한다는 ‘기관차 효과’다. 실제로 그동안 우리나라 합법 사행산업의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거기에서 비롯된 불법 도박도 확대됐다.

장외 발매소(일명 화상경마장)는 레저 기능이 거의 없이 베팅을 위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기관차 효과의 좋은 사례로 꼽힌다. 6.1%에 이르는 우리나라의 높은 도박중독 유병률은 주로 장외 발매소에서 기인한다는 게 시민단체 등 기관차 효과 지지자들의 견해다. 이에 따라 사감위는 합법 사행산업에 매출총량을 두고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마사회나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사행산업 주체들은 합법산업을 과도하게 규제함으로써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더 커지는 ‘풍선 효과’로 인해 불법산업을 키우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주장한다. 단속해야 할 불법산업은 단속하지 않은 채 옥상옥이나 다름없는 사감위를 만들어 합법산업을 단속하다는 것이다.

풍선 효과 지지자들은 사감위의 매출총량 규제가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다른 나라와 비교해 지나치게 낮은 환급률 등 세제 문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사행산업 단속이란 명목 아래 게임산업, 관광산업, 말산업 등 연관 산업을 위축시키는 현실을 꼬집고 있다.

입장은 다르지만 양쪽 모두 우리 사회가 도박에 빠지지 않으면서 지하경제 양성화에 따른 탈세방지를 위해 사행산업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