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부모연구소 운영 원응길·이혜란 부부 “자녀 잘 키우고 싶다면 부모가 먼저 공부하라”

입력 2013-08-16 16:40


“우리 아이들을 하나님의 뜻대로 잘 키우기 위해 반드시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교회에서 하는 믿음 공부도 필요하지만 아이들의 마음, 성장, 특성 등에 대한 지식도 필요합니다. 어떻게 아이들을 효과적으로 돌볼 수 있는지를 고민하다 사역으로까지 연결됐습니다.” 좋은부모교육연구소 원응길(53·서울광염교회) 대표와 이혜란(50·〃) 소장은 좋은 부모가 되려고 ‘공부’를 하다 아예 상담 전문가로 나선 경우다. 따로 사무실이 없는 좋은부모교육연구소의 특징은 ‘찾아가는 상담’ ‘오게 하는 상담’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부부는 부모교육 및 학생교육, 교사연수, 상담코칭에 힘쓴다.

특히 요즘 부부는 ‘문제아’들을 많이 만난다. 지난 14일 상담 청소년들의 미술치료의 장으로 이용하는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카페도자기마을에서 부부를 만났다.

이 소장은 학교폭력으로 징계를 받은 아이들의 의무교육을 담당한다. 남양주경찰서 부설 ‘청소년도움센터’에서 1주일에 한번 아이들을 만난다. 아이들은 공통적으로 부모의 이혼, 외도 등 특별한 사연을 안고 있다.

이 소장은 이들 청소년을 상담하면서 지키는 원칙이 있다. 항상 부모와 같이 하되 오히려 상담의 비중을 부모에게 더 많이 두는 것. “자녀 상담을 통해 부부의 문제를 보게 되고 부부 사이도 개선됩니다. 아이가 치유되고 부모와의 관계가 회복되고 나면 그 다음은 ‘꿈을 찾으라’고 코칭합니다.”

청소년도움센터에서 만난 K양(14)은 품행장애를 갖고 있었다. 같은 학교 학생을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로 때려 강제전학을 당했다. “부모에게 받은 상처로 자살까지 생각했던 아이의 상황을 학교 교사에게 전했지요. 담임교사의 따뜻한 관심으로 아이가 차츰 변했고 아이는 체육 과목에서 전교 1등을 했습니다. 어머니도 상담을 통해 변화됐고요. 지금은 고등학교에 진학해 착실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K양의 꿈이요? 미용사라고 하네요.”

부부의 상담치료 중 마지막 단계가 특히 눈길을 끈다. 학습코칭인 자기주도학습법. 중2 때 만난 한 남학생은 무기력하고 우울하며 공부가 바닥이었다. 먼저 상담을 통한 내적 치유에 나섰고 자기주도학습법을 가르쳤다. 그 결과 현재 고1인 이 학생은 성적이 상위권이다.

“자기주도학습은 넓은 의미로 보면 ‘사람이 사는 삶의 방식을 배우는 것’이고 좁게 보면 ‘학습성취’입니다. 자기주도학습은 공부하는 방법, 이론을 가르치고 아이들이 실제로 하는지 계속 확인하면서 피드백을 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자기주도학습의 핵심은 배우는 것과 익히는 것의 조화다. 먼저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에 집중해 잘 기록하고 배워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두 번째는 배운 것을 머릿속에서 반복해 굴려 익히는 것이다. 여러 번의 익힘 과정이 필요한데, 이때 활용해볼 수 있는 게 ‘4+1단계 기적의 반복학습법’이다. 1시간 이내에 복습하면 1일 동안 기억할 수 있다, 1일 이내에 다시 복습하면 1주일 동안 기억할 수 있다. 1주일 이내에 다시 복습하면 1개월을 기억할 수 있다. 1개월 이내에 복습하면 다시 6개월을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끝으로 시험 전 2주일 전부터 문제 풀이와 오답노트를 통해 다시 복습한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고 실천하는 것이 힘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크리스천 학생의 자기주도학습은 자신이 하나님이 창조한 소중한 자녀라는 자존감을 회복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면 목표가 생기고 공부하고 싶은 내적 동기가 유발되며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스스로 공부하게 된다.

남양주=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