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재 박사의 성서 건강학] 스트레스, 역으로 활용하자

입력 2013-08-16 16:56


많은 사람들이 흔히 스트레스는 현대인의 숙명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숙명을 조용히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일까? 아니다. 우리는 스트레스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아니 오히려 활용할 수 있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스트레스 받는 상황을 상상해보자. 에너지 공급을 위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이 상승하고 혈당이 오른다. 이때 적절히 활용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스트레스 때 나타나는 현상을 뒤집어 생각해 보면 우리 삶이 활기찬 삶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즉 약간 증가된 심장박동수, 약간 상승되어 있는 혈압, 약간 상승된 혈당은 우리 몸 구석구석까지 에너지원인 산소와 포도당을 원활하게 공급해 주고 노폐물을 원활히 거둬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삶 자체가 활력을 갖게 된다는 이야기다.

심장박동의 의미와 혈압치, 혈당치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결국 우리 몸의 여러 반응의 정상범위에서 위쪽 정상치를 활용한다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예컨대 혈압의 정상치는 수축기 혈압이 130이하라고 봐야 하는데 130의 혈압을 유지하는 삶이 100을 유지하는 삶보다는 활기차다고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이야기는 역설적으로 스트레스를 활용하는 삶이 중요함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마냥 편안해서 늘어진 삶보다는 약간 긴장된 삶이 더욱 건강에 유익함을 단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그러면 이와 같이 스트레스를 활용하기 위해서 어떤 일이 전제돼야 할 것인가.

스트레스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면 스트레스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다. 삶에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조급함을 버리고 편안한 마음을 가지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현대인의 스트레스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과중한 업무로 인한 시간적·정신적 스트레스, 즉 쫓김을 감안할 때 여유 있는 마음은 스트레스의 크기를 줄여줄 뿐 아니라 일의 능률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더욱 근본적인 대책은 우리를 힘들게 만들고 때로는 우리를 두렵게 만드는 각종 스트레스로부터 원천적으로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언제, 어디에서든지 우리의 삶을 맡길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다. 그것은 곧 신앙을 갖는 것이다. 언론을 통해서 몇 차례 보도된 지난 몇 십 년 동안 대한민국에서 사망한 사람들의 직업별 수명을 보면 가장 긴 수명을 가진 직종이 성직자들이었다.

수만 혹은 수십만명의 성직자들이 사망한 나이를 평균해 보니 평균 82세였다는 것이다. 엄밀하게 학술적으로 이 통계치를 활용하려면 그들이 죽은 사망 원인과의 관계도 분명하게 밝히고 분석을 해야 하지만 단순한 이 통계만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것은 반대로 가장 짧은 수명을 가진 직종이 언론인들이었으며 그 평균수명이 65세였다는 사실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82세와 65세는 분명 의미 있는 차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왜 성직자들은 오래 살고 언론인들은 짧은 수명을 살았을까? 이에 대한 학술적 답은 쉽지 않으리라 본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언론인들은 스트레스의 상징이라고 할 만큼 많은 스트레스가 업무로부터 숙명적으로 올 때 그를 최소화할 검증된 방법을 갖고 있지 못한다. 반면 성직자들은 결코 적지 않은 스트레스 가운데 살아가지만 그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는 아주 든든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서울대 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