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비밀 교신 美 NSA도 탐지못해
입력 2013-08-15 17:58
이슬람 테러단체 알카에다가 최첨단 정보기술(IT)로 무장한 미국 정보기관에 완전히 제압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최근 알카에다 등 이슬람 전사들의 기술이 워낙 정교하고 비밀스러워 미 국가안보국(NSA)도 그들의 많은 교신을 감지하지 못한다고 AP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NSA의 전방위적인 통신감청과 인터넷 정보사찰을 폭로했지만 알카에다의 비밀교신 기술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다.
알카에다 조직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교신수단은 비밀 대화방과 암호화된 인터넷 전자게시판이다. 특히 이들은 서방 정보기관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통신 주체를 숨기는 ‘익명성 소프트웨어’ 기술과 암호프로그램을 결합한 시스템을 발전시켜 왔다.
최근 중동·아프리카의 19개 미 공관 잠정 폐쇄를 유발시킨 알카에다의 테러 모의도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무장단체인 보코 하람까지 참여한 인터넷포럼에서 논의됐다고 미 정보 관리가 말했다.
과격 이슬람 전사들의 웹사이트를 모니터하는 워싱턴 소재 ‘사이트 인텔리전스 그룹’의 리타 카츠 국장은 파키스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알카에다 최고지도자 알 자와히리와 예맨 알카에다의 수장 알 와히시는 개별적으로 암호 메시지를 작성한 뒤 엄지손가락만한 하드드라이브에 이를 저장한 다음 배달원을 통해 안전한 웹사이트에서 전파하는 방법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스노든이 폭로한 사찰프로그램을 통해 테러 모의가 탐지됐지만 이 강력한 프로그램도 알카에다 내부자의 도움 없이 암호 메시지를 해독할 수 있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