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이산상봉, DMZ엔 평화공원”… 朴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통해 北에 제의
입력 2013-08-15 17:55
박근혜(사진) 대통령은 15일 북한에 추석을 전후로 한 이산가족 상봉과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을 공식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8주년 광복절 경축식 축사에서 “올해로 남북이 분단된 지 68년이 됐다. 이제는 남북한 간 불신과 대결의 시대를 넘어 평화와 통일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며 “앞으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북한의 공동 발전을 이뤄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먼저 남북한 이산가족들의 고통부터 덜어드렸으면 한다. 이번 추석을 전후로 남북한의 이산가족들이 상봉할 수 있도록 북한에서 마음의 문을 열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분단과 대결의 유산인 비무장지대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하기를 북한에 제안한다”며 “비무장지대를 평화의 지대로 만듦으로써 우리의 의식 속에 남아 있던 전쟁의 기억과 도발의 위협을 제거하고 한반도를 신뢰와 화합, 협력의 공간으로 만드는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평화를 만드는 것은 상호 신뢰가 쌓여야 가능하다”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상식과 국제 규범이 통하는 남북관계를 정립해 진정한 평화와 신뢰를 구축해 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일본을 향해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함께 열어갈 중요한 이웃이지만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최근 상황이 양국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며 “과거를 직시하려는 용기와 상대방의 아픔을 배려하는 자세가 없으면 미래로 가는 신뢰를 쌓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가 국민들의 이런 마음을 따르지 못하고 과거로 돌아간다면 새로운 미래를 보지 못하는 것”이라며 “양국 국민 모두의 바람처럼 진정한 협력동반자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일본의 정치인들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용기 있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과거 역사에서 비롯된 고통과 상처를 지금도 안고 살아가고 계신 분이 아픔을 치유할 수 있도록 책임 있고 성의 있는 조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 차원의 진정성 담긴 사과와 보상을 촉구한 의미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과거 비정상적인 것들을 정상으로 되돌려 기본이 바로 선 국가, 일자리와 경제 활력이 넘치는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나서겠다”며 “잘못된 관행과 부정부패를 바로잡아 더 이상 그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고 깨끗하고 투명한 정부, 올바른 사회를 만들어가겠다”고 천명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